저녁의 꽃들에게/류시화 저녁의 꽃들에게/류시화 연필이 없다면 난 손가락으로 모래 위에 시를 쓰리라 내게서 손가락이 사라진다면 입술로 바람에게 시를 쓰리라 입술마저 내게서 가버린다면 난 내 혼으로 허공에다 시를 쓰리라 내 혼이 어느날 떠나간다면 아, 그런 일은 없으리라 난 아직 살아 있으니까 차한잔의 여운 2011.03.23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정호승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 -정호승 프란체스코-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 잠이 든 채로 그대로 눈을 맞기 위하여 잠이 들었다가도 별들을 바라보기 위하여 외롭게 떨어지는 별똥별들을 위하여 그 별똥별을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어린 나뭇가지들을 위하여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 가끔은 외로운.. 차한잔의 여운 2011.03.03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 김용택 -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나 홀로 걷는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지기 전에 그대가 와서 반짝이는 이슬을 텁니다 나는 캄캄하게 젖고 내 옷깃은 자꾸 젖어 그대를 돌아봅니다 어린 참나무 잎이 마르기 전에도 숲에는 새들이 날고 바람이 일어 그대.. 차한잔의 여운 2007.12.13
비망록 /문정희 비망록 - 문정희 - 남을 사랑하는 사람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 보이는 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 차한잔의 여운 2007.12.08
가을에 **** 가을에 *** -정한모-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으며 가볍게 가을을 날으고 있는 나뭇잎, 그렇게 주고 받는 우리들의 반짝이는 미소(微笑)로도 이 커다란 세계를 넉넉히 떠받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믿게 해 주십시오.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 엄마의 치마 곁에 무릎을 꿇고 모아 쥔 아.. 차한잔의 여운 2007.11.14
한잔 커피와 그리움 한잔 커피와 그리움 -최 태 준- 깨/어/지/고 깨/어/지/는 추억의 뒤안길 오늘도 그리움 어루만지며 보랏빛 향기 묻어나는 한잔 커피를 마신다 아픔도 사랑일진대 아니 소중한 것 어디 있겠는가 아픔보다 더한 사랑 그 사랑 곱게 곱게 접어 가슴 깊은 곳에 고이 모셨다가 언제인가 세월 흘러 지친 날개 접.. 차한잔의 여운 2007.10.06
가을 하늘과 들꽃과 바람, 그리고 그대 가을 하늘과 들꽃과 바람, 그리고 그대 - 김용화- 가을 하늘 갠버스에 그대를 그리면 들꽃이 되어 웃고 들꽃에게 내 사랑을 전하면 향기 되어 오지요. 기쁜 날이 많아야 행복한 인생이라면 아! 가을날 모두 기쁜 날이고 싶어요. 가을에 부는 바람 실바람이어도 무작정 길을 나서 따라가고 싶어요. 가을 .. 차한잔의 여운 2007.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