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의 여운

비망록 /문정희

Margaret K 2007. 12. 8. 07:23


 

비망록

- 문정희  -


 

남을 사랑하는 사람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 보이는 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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