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의 여운 297

나비를 부르는 꽃/따뜻한 하루

나비를 부르는 꽃 ​ 어느 교수가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 "여러분은 나비가 꽃을 선택했다고 생각하십니까, 꽃이 나비를 선택했다고 생각하십니까?" ​ 교수의 질문에 한 학생이 대답했습니다. ​ "교수님, 나비가 꽃을 선택해서 꽃으로 간 것 아니겠습니까?" ​ 그러자 교수는 말했습니다. ​ "그냥 보면 나비가 꽃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꽃이 향기를 발해서 자신을 드러냈기 때문에 나비는 그 향을 찾아간 것이라네." ​ 실제로 꽃은 두 가지 향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해로운 곤충과 이로운 곤충을 구분해 향기를 퍼트립니다. ​ ​​ 꽃의 향기는 바람결에 흩어지지만 때로는 사람도 꽃이 되어 저마다 향기가 있습니다. 그동안 살아온 대로 걸어온 대로 생겨난 고유한 내면의 향기입니다. ​ 오..

차한잔의 여운 2023.01.14

위대한 꼴찌/따뜻한 하루

위대한 꼴찌 ​ ​ 1990년 11월 2일, 3만 2천 명이 출전한 29회 뉴욕 마라톤 대회에서 꼴찌를 한 선수에게 모든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 55세의 여성 마라토너인 '조 코플로비츠'는 29시간 45분의 기록으로 뉴욕 마라톤을 완주했습니다. 우승자보다 약 27시간 이상 늦은 기록이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완주에 뜨거운 응원과 박수를 보냈습니다. ​ 사실 그녀는 30년 전 중추신경계 질병인 '다발성 경화증'을 앓기 시작했습니다. 질병으로 인해 팔과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었기에 두 목발에 의지한 채 절뚝이며 초인적인 의지로 풀 코스를 완주했습니다. ​ 그런 그녀를 위해 대회 조직위는 일반 참가자들보다 4시간 이른 새벽 5시 30분에 출발할 수 있게 배려했습니다. 그녀는 달리는 내내 당뇨병으..

차한잔의 여운 2022.12.23

적합한 장소/따뜻한 하루

적합한 장소 ​ ​ 연못 속에서 커다란 물고기가 헤엄칠 때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와~ 아름답다. 멋있다.' ​ 그러나 그 물고기가 침대 위에 있다면 우리는 더럽다고 말합니다. ​ 아름답던 물고기가 혐오스러워지는 것은 그 물고기의 본질이 다르게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적합하지 않은 장소에 있기 때문입니다. ​ 이는 논밭에서는 꼭 필요한 흙이 집안에서는 깨끗하게 닦아내야 하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 그래서 'Dirty is out of the place'. '더러움이란 자기 자리를 떠나는 것이다'라는 뜻으로 모든 것은 제자리에 있을 때 아름답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 ​ ​ ​ 우리에게는 저마다 주어진 자리가 있습니다.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각자에게 맞는 자리를 지킬 때 아름다운..

차한잔의 여운 2022.12.23

절벽을 향해 달리는 스프링 벅/따뜻한 하루

절벽을 향해 달리는 스프링 벅 ​ ​ 아프리카 남부 칼라하리 사막에는 '스프링 벅(spring buck)'이란 산양이 살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작은 무리를 지어 평화롭게 풀을 뜯다가 점점 큰 무리를 이루게 되면 아주 이상한 습성이 나온다고 합니다. ​ 무리가 커지면 앞에 있는 양들이 풀을 먹어버리고 결국 뒤쪽에 따라가는 양들이 뜯어먹을 풀이 없게 되자 좀 더 앞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 그러면 다시 제일 뒤로 처진 양들은 다른 양들이 풀을 다 뜯어먹기 전에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갑니다. ​ 이렇게 모든 양들이 풀을 먹기 위해 경쟁적으로 앞으로 비집고 들어가려고 하면 앞에 있는 양들은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더 빨리 내달립니다. ​ 앞에서 뛰니 뒤에서도 따라 뛰고 그러다 보면 모두가 필사적으로 달음박질을..

차한잔의 여운 2022.12.11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따뜻한 하루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 ​ 늦은 오후 한 청년이 공원 벤치에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공원을 청소하던 관리인은 넋을 잃은 듯 앉아있는 청년이 조금 수상해서 말을 걸었습니다. ​ "이보시오, 젊은이. 당신 누구요?" ​ "글쎄요. 내가 누군지를 몰라서 생각하는 중입니다." ​ 이상하게 생각한 관리인이 다시 청년에게 물었습니다. ​ "그러면 당신 집이 어디요? 어디서 왔어요?" ​ "그것도 잘 몰라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번에 관리인은 조금 강경한 어조로 청년에게 물었습니다. ​ "계속 여기 있을 거요? 어디 갈 데 없어요?" ​ "글쎄요 그것을 알았으면 벌써 여기를 떠나지 않았겠습니까?" ​ 관리인은 엉뚱한 대답만 하는 청년이 더욱 수상하게 여겨졌지만, 청년은 관리인의 미..

차한잔의 여운 2022.12.11

칭찬을 아끼지 마세요/따뜻한 하루

칭찬을 아끼지 마세요 ​ ​ 늘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어느 회사원이 아침마다 어떤 넥타이를 메야할지 항상 고민했습니다. ​ 그러던 어느 날 사무실에 출근했을 때 회사 동료가 이렇게 말합니다. ​ "오늘 넥타이가 환상적입니다." ​ 다음 날부터 그는 넥타이를 고르느라 아침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환상적'이라는 넥타이에 주저 없이 손이 갔기 때문입니다.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칭찬의 능력과 에너지는 상상 그 이상입니다. 몸무게 3톤이 넘는 범고래가 관중들 앞에서 멋진 쇼를 펼쳐 보일 수 있는 것은 고래를 대하는 조련사의 긍정적 태도와 칭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 ​ ​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이 한 일이나 의견에 대해 칭찬 혹은 기분 좋은 답변을 들어 본 적 있을 것입니다. ​ ..

차한잔의 여운 2022.12.11

파랑새는 언제나/따뜻한 하루

파랑새는 언제나 벨기에의 극작가 마테를링크가 쓴 '파랑새'라는 동화의 내용입니다. 가난한 나무꾼의 어린 남매 치르치르와 미치르에게 어느 날 요정 할머니가 찾아와 병든 자신의 딸을 살리기 위해 '파랑새'를 찾아달라고 부탁합니다. 남매는 할머니의 딸을 살릴 파랑새를 찾기 위해 꿈의 세계로 떠납니다. 남매는 '추억의 나라'에서 죽은 혼령을 만나고, '밤의 궁전'에서 재앙의 실상을 보고, '숲'에서 자연의 두려움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파랑새는 찾을 수 없었고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다음 행선지인 '행복의 궁전'에서 물질적인 행복의 허무함을 보았고 참다운 행복은 건강, 정의, 특히 어머니의 사랑이며 '파랑새'는 마음속에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끝으로 '미래의 나라'에서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을 만나고 꿈에서 ..

차한잔의 여운 2022.11.30

로댕을 뒤바꾼 한 마디/따뜻한 하루

프랑스의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은 근대 조각의 아버지라 불리며 세계적 조각가로 칭송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그는 총명하지는 못하였고 3번이나 프랑스 국립 미술학교 입학시험에 응시했지만 매번 낙방했습니다. 그 뒤로 형사였던 아버지의 퇴직으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석조 장식일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러다 누이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충격을 받고 수도원으로 들어갔지만, 로댕의 재능을 아낀 신부의 설득으로 다시 작업장에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건축 장식업에 종사하며 나뭇잎, 포도송이 등 건축에 쓰이는 장식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예술보다는 먹고살기 위해서 날마다 열심히 일에 몰두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로댕의 재능을 알아본 그의 동료가 진심 어린 충고를 했습니다. "여보게, 눈에 보이는 나뭇잎만 만들지 말..

차한잔의 여운 2022.11.13

거장의 손이 닿을 때/따뜻한 하루

거장의 손이 닿을 때 미국의 오래된 고전 시 중 '거장의 손이 닿을 때'라는 시의 내용입니다. 골동품과 귀한 예술품이 오가는 경매장에 아주 낡고 보잘것없는 바이올린 하나가 경매에 부쳐졌습니다. 낡고 볼품없는 모습에 다들 심드렁했고 사람들은 가장 적은 돈으로 그 바이올린을 사려고 했습니다. 값은 조금씩 올라갔지만 3달러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경매를 원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노인이 앞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노인은 자신의 손수건을 꺼내 보물을 다루듯 바이올린 구석구석에 있는 먼지를 털고 닦았고 현들을 조여 음을 맞추더니 사람들을 향해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낡은 악기로부터 절묘한 선율은 청중을 황홀하게 했고 매혹시켰습니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끝났을 때 방안은 감동의 박수갈채가 가득 울렸고 경매는 활..

차한잔의 여운 2022.11.10

평화의 두 가지 단어/따뜻한 하루

평화의 두 가지 단어 평화를 뜻하는 단어로 라틴어로 팍스(Pax), 히브리어로 샬롬(shalom)이 있습니다. 라틴어 '팍스'는 영어 Peace의 어근이 된 단어로 보통 한 세력이 힘으로 이룩한 장기간의 평화라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해 물질적인 만족감이나 법, 힘으로 세상을 평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로마는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하루도 피 흘리지 않는 날이 없을 만큼 많은 땅을 정복했고 지배했습니다. 그로 인해 다른 국가는 폐허가 되고 로마의 속국이 되어 수치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전쟁을 통해 강성 해지며 평화가 찾아왔지만 결국은 그 힘과 물질에 의해 로마는 망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반해 히브리어 '샬롬'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평화, 화평'이라고 흔히 번역하지만 본래의 뜻은 '온전하다, 완..

차한잔의 여운 2022.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