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꽃송이

제21장 성 프란치스코가 굽비오 도시의 사나운 늑대를

Margaret K 2007. 5. 10. 02:34
 

 

Little Flowers of St. Francis

제21장 성 프란치스코가 굽비오 도시의 사나운 늑대를 온순하게 길들인 일


성 프란치스코가 굽시오시에 머무르고 있을 때, 그 부근에 몸집이 크고 무섭고도 사나운 늑대가 나타나, 가축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잡아먹곤 했다. 이 늑대는 시내 근처까지 나올 때가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 그래서 모두들 시내 밖으로 나갈 적에는 전쟁터에 가는 사람 모양 무장을 하고 나가곤 했다. 이렇게 한다 해도 혼자 가다가는 그 늑대가 무서워 아무도 성큼 시내 밖으로 나서지를 못했다. 성 프란치스코는 시민들의 이 딱한 사정을 동정하여 모두들 가지 말라고 한사코 만류하는데도 그 늑대를 직접 만나러 가려 하였다. 그는 십자성호를 긋고 하느님께 온전히 모든 것을 맡긴 다음 동료들과 함께 성 밖으로 나갔다.


다른 동료들은 도중에서 더 가지 않으려 주춤거리자. 성 프란치스코는 혼자서 늑대가 있는 곳으로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랬더니 보라! 기적을 보려고 멀찍이서 성인의 뒤를 따라오던 시민들은 난데없이 튀어나온 그 늑대가 시뻘건 입을 딱 벌리고 성 프란치스코에게 덤벼드는 것을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늑대가 으르렁거리며 달려들자, 성 프란치스코는 늑대를 향하여 성호를 긋고는 이렇게 말했다. “이리 오나라. 내 형제 늑대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니 나도 또 다른 누구도 해지지 말아라.”


성 프란치스코가 십자성호를 긋자. 한입에 집어삼킬 듯 맹렬하게 달려들던 사나운 늑대는 입을 다물고 주춤하니 멈추었다. 그리고 명령대로 가까이 와 어린양처럼 온순하게 성 프란치스코의 발밑에 드러누웠다. 그때 성인은 늑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형제 늑대야, 너는 여기서 많은 손해를 끼쳤다. 또 너는 하느님께서 지어내신 것들을 그분의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상처를 내고 죽이고 하여 끔찍하게 나쁜 짓을 해왔다. 짐승들을 잡아먹을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형상을 지닌 사람까지도 무엄하게 해치고 죽였다. 그러기에 너는 강도나 흉악무도한 살인자처럼 사형을 당해야 마땅하다. 또 사람들은 모두 너를 욕하며 아우성치고 있고, 시민 전체가 너를 원수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내 형제 늑대야, 나는 너를 이 사람들과 평화롭게 지내게 하고 싶다. 너는 시민들을 더 이상 해치지 말고 그들도 너의 지난 죄를 다 용서해 주어서, 사람도 개도 너를 더 이상 몰아내지 않도록 하겠다.” 이 말에 늑대는 몸과 꼬리와 귀를 흔들며, 머리를 숙여 성 프란치스코가 말한 것을 승낙하고 지키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러자 성 프란치스코는 계속하여 “내 형제 늑대야, 너는 화해하고 평화를 잘 지킬 것을 원하니, 그 대신 나는 너에게 이런 약속을 하마, 네가 다시는 굶주리지 않도록 동네 사람들을 시켜 생전에 네가 먹을 음식을 매일 대주도록 하겠다. 네가 나쁜 짓을 하게 된 것이 배고픈 탓임을 나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내가 너한테 이 은혜를 얻어주는 대신, 늑대야, 너도 이제부턴 어떤 사람이나 동물도 결코 해치지 않겠다고 내게 약속해 주어야 하겠다. 이런 약속을 나한테 해줄 수 있겠니?”하니, 늑대는 머리를 숙여 그 약속을 한다는 표시를 똑똑히 했다.


성 프란치스코는 “늑대 형제야, 너는 그 약속한다는 증거를 보여주어야 하겠다. 내가 그것을 믿을 수 있도록····” 하면서 늑대의 보증을 얻기 위해 손을 내미니, 늑대는 온순하게 그것을 보증한다는 표시로 앞발을 들어 성 프란치스코의 손바닥에 얹었다. 성 프란치스코는 또다시 “늑대 형제야,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네게 명한다. 두려워 말고 나를 따라오너라. 우리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이 평화를 맺으러 같이 가자”고 말하자, 늑대는 길들인 양같이 성인의 뒤를 따라나섰다. 이것을 본 시민들은 나무나 놀라서 딱 벌린 입을 얼마동안 다물지 못했다. 이 소문은 즉시 온 시내에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어른, 아이 남녀노소 할것 없이, 모든이가 성 프란치스코와 함께 있는 늑대를 보려고 떼를 지어 몰려왔다.


사람들이 다 모이니 성 프란치스코는 일어나, 죄 때문에 하느님께서 이런 재앙을 허락하셨다고 설교하면서, 덧붙여 말하였다. “저주받은 자들이 영원토록 견뎌야 하는 지옥불은 겨우 육신밖에 죽이지 못하는 늑대의 성난 날뜀보다 얼마나 훨씬 더 무섭겠습니까? 작은 짐승의 아가리 하나에도 이같이 많은 군종이 겁을 집어먹고 벌벌 떤다면, 더구나 지옥의 문은 얼마나 두려운 것이겠습니까? 그러니 친애하는 여러분, 하느님의 품안으로 돌아와서 자기 죄에 합당한 보속을 하십시오. 그렇게 하면 하느님은 지금 저 늑대로부터 구하시고, 또 저 세상에 가서는 영원한 불로부터 여러분을 구해주실 것입니다.”


이 설교가 끝나자, 성 프란치스코는 “잘 들어보십시오. 바로 여기 서 있는 늑대 형제는 자기한테 매일매일 끼니만 여러분들이 다같이 대주겠다고 약속한다면, 여러분과 화해하고 이제부터 다시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겠다고 나에게 약속하며 보증해 주었습니다. 나로서도 그가 화평의 약속을 어김없이 지키리라는 것을 확신하는 바입니다.” 하고 말했다. 시민들은 일제히 그 늑대에게 매일 먹을 것을 주겠노라고 약속하였다.


성 프란치스코는 모든 사람 앞에서 늑대에게 물었다. “너 늑대 형제야, 사람이나 짐승이나 어떤 피조물에게도 더 이상 나쁜 짓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느냐?” 그러자 늑대는 꿇어앉아서 머리를 숙이고, 얌전히 몸을 가누며 꼬리와 귀를 흔들어 그 약속을 모두 지키겠다는 표시를 했다.


성 프란치스코는 또 “늑대 형제야, 성문 밖에서 내게 보증한 것과 같이 이번에는 여기 있는 모든이들 앞에서 내 입장을 보아서라도 그것을 보증한다는 표시를 보여주어야겠다”고 말하니, 늑대는 오른쪽 앞발을 들어서 성인의 손 위에 올려놓았다.


군중들은 그 신묘한 기적과 늑대와 자기들간에 맺어진 화평조약 때문만이 아니라, 성인께 대한 공경심에서 놀라움과 환희로 온통 넘쳐, 하늘로 향해 함성을 지르며 성 프란치스코를 보내주신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렸다.


성 프란치스코의 공로로 그들은 사나운 늑대에게서 해방되고, 그 무서운 천벌에서도 구원되었으며, 평화와 고요를 되찾았다.


그 늑대는 그 후 굽비오에서 2년 동안 더 살았다. 그리고 반가운 듯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아무도 물지 않고 또 아무런 학대도 받지 않았다. 사람들은 즐겨 이 늑대를 먹여 살리고 이 늑대가 거리를 나다닐 때는 어떤 집의 개도 짖지 않았다. 2년이 지난 후 늑대가 늙어 죽었다.


늑대가 얌전히 거리를 걸어다니는 것을 볼 때마다. 성 프란치스코의 덕행과 거룩함이 생각났기 때문에, 시민들은 그 죽음을 몹시 슬퍼하였다.


그리스도께 찬미, 아멘.


주: 성 프란치스코의 생애에서 찾아볼 수 있는 많은 동물들 가운데서 이 늑대는 가장 인상적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이야기의 역사성을 의심한다. 그들은 말하기를, 그와 비슷한 일이 굽비오에서 일어났는데 사람들이 훗날에 그 일을 성 프란치스코에게로 돌려 연관시켰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 이야기가 아마도 성 프란치스코에게 일어났던 일을 가상적으로 기록한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


21 How St. Francis Tamed the Very Fierce Wolf of Gubbio


At a time when St. Francis was staying in the town of Gubbio, something wonderful and worthy of lasting fame happened.

For there appeared in the territory of that city a fearfully large and fierce wolf which was so rabid with hunger that it devoured not only animals but even human beings. All the people in the town considered it such a great scourge and terror-because it often came near the town-that they took weapons with them when they went into the country, as if they were going to war. But even with their weapons they were not able to escape the sharp teeth and raging hunger of the wolf when they were so unfortunate as to meet it. Consequently everyone in the town was so terrified that hardly anyone dared go outside the city gate.

But God wished to bring the holiness of St. Francis to the attention of those people.
For while the Saint was there at that time he had pity on the people and decided to go out and meet the wolf. But on hearing this the citizens said to him: “Loot out, Brother Francis. Don’t go outside the gate, because the wolf which has already devoured many people will certainly attack you and kill you!”

But St. Francis placed his hope in the Lord Jesus Christ who is master of all creatures. Protected not by a shield or a helmet, but arming himself with the Sign of the Cross, he bravely went out of the town with his companion, putting all his faith in the Lord who makes those who believe in Him walk without any injury on an asp and a basilisk and trample not merely on a wolf but even on a lion and a dragon. So with his very great faith St. Francis bravely went out to meet the wolf.

Some peasants accompanied him a little way, but soon they said to him: “We don’t want to go any farther because that wolf is very fierce and we might get hurt.”
When he heard them say this, St. Francis answered: “Just stay here. But I am going on to where the wolf lives.”

Then, in the sight of many people who had come out and climbed onto places to see this wonderful event, the fierce wolf came running with its mouth open toward St. Francis and his companion.

The Saint made the Sign of the Cross toward it. And the power of God, proceeding as much from himself as from his companion, checked the wolf and made it slow down and close its cruel mouth.

Then, calling to it, St. Francis said: “Come to me, Brother Wolf. In the name of Christ, I order you not to hurt me or anyone.”

It is marvelous to relate that as soon as he had made the Sign of the Cross, the wolf closed its terrible jaws and stopped running, and as soon as he gave it that order, it lowered its head and lay down at the Saint’s feet, as though it had become a lamb.
And St. Francis said to it as it lay in front of him: “Brother Wolf, you have done great harm in this region, and you have committed horrible crimes by destroying God’s creatures without any mercy. You have been destroying not only irrational animals, but you even have the more detestable brazenness to kill and devour human beings made in the image of God. You therefore deserve to be put to death just like the worst robber and murderer. Consequently everyone is right in crying out against you and complaining, and this whole town is your enemy. But, Brother Wolf, I want to make peace between you and them, so that they will not be harmed by you any more, and after they have forgiven you all your past crimes, neither men nor dogs will pursue you any more.”

The wolf showed by moving its body and tail and ears and by nodding its head that it willingly accepted what the Saint had said and would observe it.

So St. Francis spoke again: “Brother Wolf, since you are willing to make and keep this peace pact, I promise you that I will have the people of this town give you food every day as long as you live, so that you will never again suffer from hunger, for I now that whatever evil you have been doing was don because of the urge of hunger. But, my Brother Wolf, since I am obtaining such a favor for you, I want you to promise me that you will never hurt any animal or man. Will you promise me that?”

The wolf gave a clear sign, by nodding its head, that it promised to do what the Saint asked.

And St. Francis said: “Brother Wolf, I want you to give me a pledge so that I can confidently believe what you promise.”

And as St. Francis held out his hand to receive the pledge, the wolf also raised its front paw and meekly and gently put it in St. Francis’ hand as a sign that it was giving its pledge.

Then St. Francis said: “Brother Wolf, I order you, in the name of the Lord Jesus Christ, to come with me now, without fear, into the town to make this peace pact in the name of the Lord.”

And the wolf immediately began to walk along beside St. Francis, just like a very gentle lamb. When the people saw this, they were greatly amazed, and the news spread quickly throughout the whole town, so that all of them, men as well as women, great and small, assembled on the market place, because St. Francis was there with the wolf

So when a very large crowd had gathered, St. Francis gave them a wonderful sermon, saying among other things that such calamities were permitted by God because of their sins, and how the consuming fire of hell by which the damned have to be devoured for all eternity is much more dangerous than the raging of a wolf which can kill nothing but the body, and how much more they should fear to be plunged into hell, since one little animal could keep so great a crowd in such a state of terror and trembling.

“So, dear people,” he said, come back to the Lord, and do fitting penance, and God will free you from you from the wolf in this world and from the devouring fire of hell in the next world.”

And having said that, he added: “Listen, dear people. Brother Wolf, who is standing here before you, has promised me and has given me a pledge that he will make peace with you and will never hurt you if you promise also to feed him every day. And I pledge myself as bondsman for Brother Wolf that he will faithfully keep this peace pact.”

Then all the people who were assembled there promised in a loud voice to feed the wolf regularly.

And St. Francis said to the wolf before them all “And you, Brother Wolf, do you promise to keep this pact, that is, not to hurt any animal or human being?”

The wolf knelt down and bowed its head, ad by twisting its body and wagging its tail and ears it clearly showed to everyone that it would keep the pact as it had promised.

And St. Francis said: “Brother Wolf, just as you gave me a pledge of this when we were outside the city gate, I want you to give me a pledge here before all these people that you will keep the pack and will never betray me for having pledged myself as your bondsman.”

Then in the presence of all the people the wolf raised its right paw and put it in St. Francis’ had as a pledge.

And the crowd was so filled with amazement and joy, out of devotion for the Saint as well as over the novelty of the miracle and over the peace pact between the wolf and the people, that they all shouted to the sky, praising and blessing the Lord Jesus Christ who had sent St. Francis to them, by whose merits they had been freed from such a fierce wolf and saved from such a terrible scourge and had recovered peace and quiet.

From that day, the wolf and the people kept the pact which St. Francis made. The wolf lived two years more, and it went from door to door for food. It hurt on one, and no one hurt it. The people fed it courteously. And it is a striking fact that not a single dog ever barked at it.

Then the wolf grew old and died. And the people were sorry, because whenever it went through the town, its peaceful kindness and patience reminded them of the virtues and the holiness of St. Francis.


Praised be Our Lord Jesus Christ.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