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꽃송이

제 9장 레오 형제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성 프란치스코에게 말씀하신 일

Margaret K 2007. 5. 10. 02:11
 

 

제 9장

레오 형제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성 프란치스코에게 말씀하신 일


형제회 창설기의 어느날, 성 프란치스코는 레오 형제와 함께 어떤 수도원에 갔는데, 거기에는 성무일도 책이 한권도 없었다. 아침기도 시간이 되자 성 프란치스코는 레오 형제에게 이렇게 말했다. “형제여, 우리는 기도할 성무일도 책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 찬미드리며 이 시간을 보내도록 내가 선창을 할 테니, 내가 가르쳐 주는 대로 후창을 하여 주십시오. 내가 가르쳐 준 것 이외의 말을 하면 안되니 조심하십시오. 내가 이처럼 말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형제여! 너는 이 세상에서 수많은 악과 죄를 범했으니 마땅히 지옥에 떨어질 자니라.’ 그러면 레오 형제는 곧 답을 하십시오, ‘네가 지옥의 제일 깊은 곳에 빠질 놈인 것은 참으로 사실이니라.’ 주님의 이름으로 시작하십시오.”


그래서 레오 형제는 비둘기처럼 순직하게 “네, 알았습니다”하였다. “프란치스코여 너는 이 세상에서 수많은 악과 죄를 범했으니 마땅히 지옥에 떨어질 자니라”하고 성 프란치스코가 소리내어 시작하니, 레오 형제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통하여 수많은 선한 일을 하실 테니 당신은 천국에 올라가실 것입니다” 하였다.


성 프란치스코는 “레오 형제여, 그렇게 말해서는 안됩니다. 내가 ‘프란치스코 형제여, 하느님을 거슬러 수많은 죄악을 범했으니 너는 마땅히 하느님의 저주를 받을 자이다’라고 말하면, 형제는 ‘참으로 너는 저주받은 자들 속에 끼어 있는 놈이다’하고 대답하여 주시오”하였다. 그리하여 레오 형제는 “네, 하겠습니다. 사부님” 하고 대답하므로 성인은 눈물을 흘리며 깊은 한숨 속에 가슴을 치면서 소리높여 “하늘과 땅의 주 하느님이시여, 저는 이토록 많은 악행과 죄를 저질렀사오니, 정말 당신으로부터 버림받은 자입니다”하였더니, 레오 형제는 “프란치스코 형제여,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복된 자 중에서도 뛰어나게 복된 자로 만드실 것입니다”라고 응답했다.


성 프란치스코는 레오 형제가 번번이 자기의 명령과는 반대로 대답하는 것을 아주 이상히 여기며 “형제는 왜 내가 시키는 대로 답하지 않습니까! 이번만은 정말 거룩한 순명으로 내가 가르치는 대로 답할 것을 명합니다. 이제 내가 ‘가련한 작은 형제 프란치스코야, 하느님께서 너를 불쌍히 여겨 주실 줄 아느냐? 너는 인자하신 아버지시오, 온갖 위로의 하느님께 이같이 많은 죄를 지었으니, 자비를 받을 가치조차 벌써 없어진 놈이니라’ 고 하면 작은 양 레오여, 그대는 말하기를 ‘너는 아무리 해도 자비를 얻을 가치가 없는 놈이니라 ’고 대답하십시오”하고 타일렀다. 그러나 성 프란치스코가 “가련한 작은 형제 프란치스코야...”하고 읊자마자 레오 형제는 “그 자비가 당신의 죄보다 무한히 더 큰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당신께 큰 자비를 베풀 것이며, 그 위에 더욱 풍성한 은총을 주실 것입니다”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이 대답에 성 프란치스코는 그만 슬며시 화가 치밀고 마음이 좀 언짢아 “왜 형제는 순명을 거슬러, 벌써 몇 번씩이나 내가 명한 것과 반대로만 대답합니까?”하니 레오 형제는 겸손하고 공손하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사부님! 하느님도 알고 계시지만 저는 매번 분부대로 대답하려고 마음먹고 애썼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저로 하여금 제가 원하는 대로가 아니라, 하느님이 원하시는 대로 말하게 하신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성 프란치스코는 이상히 여겨 레오 형제에게 “진정으로 부탁하니 이번만은 내가 말하는 대로 대답해 주십시오”하고 말하였다. 레오 형제는 “사부님, 말씀해 주십시오. 이번에는 꼭 원하시는 대로 대답해 드리겠습니다”하고 말하므로, 성 프란치스코는 눈물을 흘리면서 “가련한 작은 형제 프란치스코야, 하느님께서 너를 불쌍히 여기실 줄로 생각하느냐?”하고 말하자 레오 형제는 여전히 “천만에 말씀입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큰 은총을 받을 것이며, 그분은 당신을 높이 들어올리실 것이니 영원히 당신은 영광을 누리실 것입니다.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이것 외에 달리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하느님은 내 입을 통해서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이처럼 성인이 겸손을 두고 다투는 중에 눈물과 영적 위안을 지닌 두 사람은 잠도 자지 않은 채 동터오는 새벽을 맞이하였다.


그리스도께 찬미.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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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여기에 성 프란치스코의 가장 친밀한 동료 중의 하나인 레오 형제가 나온다. 레오 형제는 이 책에서 아주 여러번(27,30,36,38,39장....) 인용된다. 성인은 이 형제를 특별히 사랑했는데, 성인 말을 따르면 "그는 순수했고 단순했기" 때문이다. 그는 1210년 형제회에 입회하여 성인의 고해신부가 되었고 1224년 성인과 동행하여 라베르나 산에 갔다. 또한 성 프란치스코에 관해 몇가지 글을 썼으며 1271년에 세상을 떠났다.

 

 


 

         
9. How God spoke to St. Francis Through Brother Leo


Once in the beginning of the Order St. Francis was with Brother Leo in a little Place where they did not have any books to use in saying the Divine Office. one night when they got up to recite matins, St. Francis said to Brother Leo: “Dear Brother, we have no breviary with which to say matins, but so as to spend the time in praising God, I will say something and you must answer what I tell you, and be careful not to change my words. I will say this: ‘Oh, Brother Francis, you have done so much evil and sin in the world that you deserve hell’-and you, Brother Leo, shall answer: ‘It is true that you deserve the depths of hell.’”

And the very pure-hearted Brother Leo replied with the simplicity of a dove: “All right, Father. Begin in the name of the Lord.”

Then St. Francis began to say: “Oh, Brother Francis, you have done so many evil deeds and sins in the world that you deserve hell.”

And Brother Leo answered; “God will perform so much good through you that you will go to Paradise.”

And St. Francis said: “Don’t say that, Brother Leo! But when I say: ‘Oh, Brother Francis, you have done so many wicked things against God that you deserve to be cursed by placed among the damned.’”

And Brother Leo replied: “All right, Father.”

Then St. Francis said aloud, crying and sighting and beating his breast: “Oh, my Load God of Heaven and earth, I have committed so many evil deeds and sins against You that I deserve to be utterly damned by You.”

And Brother Leo answered; “Oh, Brother Francis, God will make you such that you will be remarkably blessed among the blessed.”

St. Francis wondered why Brother Leo always answered just the opposite of what he told him to say, and he scolded him, saying: “Why don’t you answer as I tell you, Brother Leo? I command you under holy obedience to answer what I tell you. I will say: ‘Oh, wicked little Brother Francis, do you think God will have pity on you, for you have committed too many sins against the Father of mercy and the God of all consolation for you to deserve any mercy?’ And you, Brother Leo, Little Lamb, answer: ‘You certainly are not worthy of finding mercy.’”
And then Brother Leo answered; “Go ahead, Father, because I will say just what you tell me.”

And St. Francis, kneeling down and lifting his hands toward the Lord and looking up to Heaven with a joyful expression, said very sadly: “Oh, Brother Francis, you great sinner-oh, you wicked Brother Francis, do you think God will have mercy on you, for you have committed so many sins?”

But Brother Leo answered: “God the Father, whose mercy is infinitely greater than your sins, will be very merciful to you and moreover will give you many graces.”

At this reply St. Francis was gently angry and patiently troubled, and he said to Brother Leo: “Brother, why have you dared to go against obedience and to have already answered so many times the opposite of what I told you?”

And then Brother Leo exclaimed very humbly and reverently: “God knows, dear Father, that each time I have resolved in my heart to answer as you told me, but God makes me speak as pleases Him and not as pleases me.”

St. Francis was amazed at this and said to him: “Brother, I beg you to answer me this time as I tell you.”

Brother Leo replied: “Go ahead, in God’s name, for this time I will answer as you wish.”
And St. Francis cried out, weeping: “Oh, wicked little Brother Francis, do you think God will have mercy on you?”

Brother Leo answered: “Yes, Father, God will have mercy on you. Besides, you will receive a great grace from God for your salvation, and He will exalt and glorify you for all eternity, because ‘whoever humbles himself shall be exalted’-and I cannot say anything else because God is speaking through my mouth!”

And they stayed up until dawn in this humble contest, with many tears and great spiritual consolations.

To the praise and glory of Our Lord Jesus Christ.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