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 노동을 하든, 학문을 하든,
예술을 하든, 과학을 하든, 무엇을 하든,
그러한 일들을 하는 나를 먼저 알아야하지 않을까?
열심히 성경을 묵상하고,
몸과 마음을 수련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돕고,
아무리 보람 있는 일을 해도,
이러한 일들을 하는 나를 먼저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그렇지 않으면 모든 일이 사상누각(沙上樓閣)이다.
나는 빛이다.
아주 그윽한 빛이다.
아주 거룩한 빛이다.
이 빛은 어떤 고통도 어떤 슬픔도
어떤 유혹도 어떤 쾌락도 다 녹이는 빛이다.
어떤 죄악도 먼지처럼 날려보내는 빛이다.
우리가 주님의 말씀에 따라
아무리 큰 십자가를 져도,
이 빛을 모르면 모두가 허무한 몸짓이요,
하느님께서도 우리의 수고를 거들떠보시지도 않으신다.
· 배고픔이 음식을 즐기게 해준다.
그러나 그 식욕이 나에게 영원한 기쁨을 주지는 못한다.
그 기쁨에로 안내할 뿐이다.
섹스의 쾌락이 육체의 달콤함을 즐기게 해준다.
그러나 강렬한 성욕 또한 나에게 영원한 쾌락을 주지는 못한다.
영원한 쾌락에로 안내할 따름이다.
카로를 바라보다 보니,
절대로 <영원한 닻>일 수 없는 카로 또한,
우리의 모든 욕망이 <영원한 신비>를 욕망하도록 이끌 때에는,
빛일 수 있음을 깨닫는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영혼이 영원한 빛을 향하도록
카로조차도 빛이 되도록 창조하셨다.
카로로부터도 하느님의 빛이 흘러나온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