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물을 보면서도,
그 사물을 비추어주는 햇빛을 의식하지 않는다.
영혼의 빛도 마찬가지다.
나의 장점과 단점을 알고,
슬픔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사실은 그것들을 비추어주는
영혼의 빛이 있어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빛을 의식하지 않는다.
이 빛이 나다.
이 빛은 나를 떠난 적이 없고 영원하다.
이 빛이 사랑이다.
우리는 이 빛을 찾아 일생을 헤맨다.
자신이 빛인 줄도 모르고 빛을 찾아 헤매니,
빛이 찾아지겠는가?
· 우리의 존재 심연에 있는 이 빛을 칼 라너는 "신비"라 부르면서
하느님과 동일시한다.
우리 존재의 심연에 있는 신비이든,
절대 초월로 머무시는 신비이든,
신비는 오로지 하나이기 때문이다.
우리 영혼의 중심에서 빛으로 존재하는 이 신비가
우리가 돌아가야 할 영원한 고향이요 영원한 안식처로서,
이 빛 안에서, 이 신비 안에서,
우리의 갖은 상처와 아픔도 힘없이 스러지며 치유된다.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고통과 슬픔,
지워지지 않을 것만 같은 상처와 아픔을
근원적으로 치유하시는 분은
우리 내면에 빛으로 숨어계신 하느님뿐이시다.
신비이신 하느님 안에서만 치유가 가능하다.
-고계영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