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샘물

허상

Margaret K 2007. 7. 18. 00:48


허상

완벽함을 떠나서 인간은

하느님의 오묘한 작품이다.


인간은 완벽을 추구하지만

완벽은 인간의 몫이 아니다.

완벽하다는 것은 관념이고 허상이다. …


우리는 모든 일에 완벽하도록 교육받았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완벽주의는 후천적인 중독 증상이지

선천적인 것은 아니어서

완벽주의라는 병은 치유 가능하다는 점이다.


나도 그 병을 심하게 앓고 난 후

이제 서서히 회복되는 중이다.


내가 그 병에 걸렸을 때는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조금은 모자란 듯이 보였고

하고 있는 일도 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상대나 자신의 눈높이에 맞추기보다는

내가 임의로 설정해 놓은 높은 기준에서

어떤 판단을 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못마땅했다.


완벽주의자는 늘 부족한 무엇을 찾아내

끝없이 불평을 한다.


… 모든 직업은 완벽주의를 추구한다.


나는 의과대학에 들어가기 오래 전에

이미 아버지에게서

완벽주의자가 되도록 교육을 받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교 시험에서 98점을 받아오면

언제나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머지 2점은
어디에다 잃어버리고 왔니?”


나는 아버지를 존경하기에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그래서 잃어버린 2점을 찾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았다.


20대가 될 무렵

나는 아버지 못지 않은

완벽주의자가 되어 있었다.


아버지는 더 이상 나머지 2점에 대해

물을 필요가 없어졌지만,

나는 나머지 점수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완벽함이 인생을 가치 있는 소중한 것으로

만들지는 못한다는 것을

예전에는 미처 모르고 있었다.


완벽해야만 사랑받는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님을

나는 정말 모르고 있었다.
레이첼 나오미 레멘 <그대 만난 뒤 삶에 눈떴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