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샘물

여백이라는 것, 바람이라는 것/김홍언신부

Margaret K 2007. 6. 4. 22:29

 
새벽을 여는 영성의 샘물
 


     

    ♥여백이라는 것, 바람이라는 것


    묵화나 서도에서 여백이라는 게 있지요.

    가령 감을 몇 개 그리고 나머지는 비어 있지요.

    이 여백에는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으므로

    잘라 버려도 될 것 같지만

    그것을 잘라 버리면 그림은 죽고 말거든요.


    즉, 여백에는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지만

    그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곳이,

    감이든 무엇이든 간에

    바로 그려져 있는 것을 그 자리에서

    살리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성서에 나오는 영이라는 바람이지요. 그런 바람에 의해

    사람마다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것처럼 여기는

    우리들이지만, 사실은 그런 모든 살아 있는 것의 여백을

    불어가는 천연의 바람에 의해 우리들의 인생은 받쳐지고

    살려지며 하나로 모아지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사람은 왜 사는 가」중에서-



     

    ♣그림의 여백의 빈자리가 그림을 죽이고 살리듯이

    모든 이 세상에 살아 있는 존재의 여백을 불어가는

    ‘성서에 나오는 영이라는 바람에 의해우리들의 인생을

    받쳐지고 살려지며 하나로 모아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것을 알아차리지 못함은 행위와 사고의

    전환이 있어야 알아차리는 것이 신앙의 차원이다.


    --------------------------------------------

    오늘도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