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꽃송이

제28장 베르나르도 형제가 거룩한 탈혼에 빠져 아침부터

Margaret K 2007. 5. 10. 02:50

 

 

제28장 베르나르도 형제가 거룩한 탈혼에 빠져 아침부터 오후 기도시간까지 외적 사물에 대해 무감각했던 이야기


그리스도를 위해 세속을 버리고 가난하게 되며 복음을 따른 사람들에게 때때로 하느님께서 얼마나 큰 은총을 내리셨는지 뀐따발레의 베르나르도 형제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성 프란치스코의 수도복을 입은 후 천상적인 것을 묵상하는 동안 여러번 하느님께로 탈혼되었다.


한번은 그가 성당에서 미사참례를 하고 있을 때, 마음이 온통 하느님께로 들어올려져 하느님께 너무도 몰두하고 빠져 있어, 그리스도의 몸(성체)이 들어올려지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는 다른 형제들처럼 무릎도 꿇지 않고 수도복 모자도 내리지 않았다. 그리고 시선도 움직이지 않고 고정시킨 채로 서서 아침부터 오후 기도시간까지 외적 사물에 대해 무감각한 상태로 있었다.


오후 기도가 끝나자, 다시 제 정신으로 돌아와 놀라움에 찬 목소리로, “오, 형제들, 오, 형제들, 오, 형제들, 아무리 위대하고 고귀한 자라도, 만일 황금으로 가득 채워진 아름다운 궁전이 그에게 약속돼 있다면, 그렇게도 고귀한 보물을 얻기 위해서 똥 한자루쯤은 기꺼이 지고 가지 않으려는 사람은 이 나라에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라고 외치며 수도원을 돌아다녔다.


베르나르도 형제의 마음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된 그 천상적 보물을 향해 너무도 들어올려져, 십오년 동안이나 항상 변함없이 그 마음과 얼굴을 하늘나라로 들어올린 채 생활했다. 그 십오년이란 기간 동안, 그는 자기 앞에 놓여진 음식을 조금만 먹을 뿐 결코 식탁에서 배고픔을 채우려 하지 않았다. 또한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극기하는 것은 완전한 극기라고 할 수 없다고 늘 말하곤 했는데, 진정한 극기란 맛이 좋은 것을 절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와같이 예지의 빛과 높은 명확성의 경지에 도달하여 교회의 저명한 박사들도 성서에 나오는 까다로운 문제들과 어려운 구절을 풀기 위해 그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는 그 모든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 해결해 주었다. 베르나르도의 마음은 온전히 이 세상 사물들에서 초연하고 해방되어 있었으며, 관상을 통해서 마치 제비마냥 하늘 높이 훨훨 날아 올라갔다. 그러므로 때때로 이십일, 혹은 삼십일 동안 천상적인 것들을 묵상하며, 높은 산꼭대기에서 홀로 지내곤 했다. 이 때문에 에지디오 형제는 그에 대해 “베르나르도 형제에게 내려주신 이 특은, 즉 제비처럼 날아다니면서 먹이를 먹는 특은은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다 내려주신 것이 아니다”라고 늘 말했다.


그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이 특은에 대해 성 프란치스코는 기꺼이, 자주 그와 함께 밤낮으로 이야기했다. 하느님에 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자 둘이서 숲속에서 만나 밤을 세워가며 탈혼되어 있는 것을 사람들은 때때로 볼 수 있었다.

그리스도께 찬미. 아멘.

 

 

 

제 29장 성 프란치스코가 루피노 형제를 유혹에서 구해준 일


아씨시의 명문 귀족이었으며 성 프란치스코의 동료로서 뛰어난 성덕을 지녔던 루피노 형제는 어느날 운명 예정의 문제에 대하여 격렬한 공격과 유혹을 받아 매우 우울한 기분과 슬픔에 사로잡혔다. 그 까닭은 악마가 그의 마음속에, 자기는 단죄받아 영원한 생명에 들어갈 수 없으며, 형제회에서 지금까지 한 모든 수고도 헛된 일이라고 암시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 시련은 여러날 계속되었으나 그는 부끄러워 성 프란치스코에게 말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매일 해오던 기도와 고행을 중지하지는 않았다. 악마 역시 설상가상으로 내부의 싸움에 외부의 싸움을 가하여 거짓으로 발현함으로써 그를 유혹하였다


하루는 악마가 그리스도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 “루피노 형제야” 영원한 생명에 들어갈 운명을 가진 사람들 중에 네가 들어 있지 않는데 무엇 때문에 고행과 기도로 네 몸을 괴롭히느냐? 나는 이미 선택하여 운명을 결정지은 사람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를 꼭 믿어야 한다. 만일 베드로 베르나르도의 아들이 이와 반대로 말해도 믿지 말아라. 이 문제에 대하여 그에게 묻지도 말아라. 하느님의 아들인 나 이외에는 프란치스코도 아무도 그 운명을 모른다. 그러니 나를 믿어라. 너는 확실히 영원한 벌을 받을 사람들 중에 들어 있다. 베드로 베르나르도의 아들, 너의 사부도, 또 그의 아버지도 모두 지옥에 떨어진다. 프란치스코를 따르는 사람은 누구나 다 속아 넘어가게 된다“하고 그럴듯하게 말하였다.


루피노 형제는 이 말을 듣고 암흑왕의 힘에 눌려 마음이 너무나 어두워져서 성 프란치스코에 대하여 이전에 품고 있던 신뢰와 사랑을 다 잃어버렸고, 또 이 고민을 성인에게 알리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성령께서는 루피노 형제가 말하지 않는 것을 사부님에게 직접 계시해 주었다. 성 프란치스코도 이 형제가 큰 위험 가운데 있는 것을 깨닫고 맛세오 형제를 시켜 루피노 형제를 불렀다. 그러나 루피노 형제는 화를 버럭 내면서, “도대체 내가 프란치스코 형제와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이오?”하고 딱 잘라 거절했다.


맛세오 형제는 천상적 지혜가 충만하였으므로 악마의 농간인 줄을 알아차렸다. “루피노 형제여, 프란치스코 형제가 하느님의 천사 같은 분이며 이제까지 세상의 많은 영혼을 비춰왔고, 우리도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의 은총을 받았다는 것을 모릅니까? 나는 굳이 형제를 그분 앞에 모시고 가고 싶습니다. 형제가 악마에게 속고 있는 것을 나는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에 루피노 형제는 일어나 성 프란치스코 곁으로 갔다. 성인은 멀리서 그 형제가 오는 것을 보자 큰소리로, “루피노 형제, 형제는 누구를 믿었습니까?”하고 가볍게 꾸짓었다.


루피노 형제가 곁에 오자 성인은 이 형제가 안팎으로 악마의 시련을 받아야 했던 일을 자세히 이야기해 주고, 그에게 발현한 것은 악마였지 그리스도가 아니었다는 것과,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그 유혹의 속삭임에 넘어가면 안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주었다.


“만약 마귀가 형제에게 ‘너는 저주받을 것이다’고 말하거든 ‘네 아가리를 벌려라, 그 안에 변을 보겠다’고 대답하시오, 형제가 이 말을 하여 그가 즉시 도망가면 그것이 마귀인 증거로 아십시오. 선한 일에 대해 형제의 마음을 무뎌지게 했기 때문에 그가 악마인 줄을 형제는 잘 알았어야 했습니다. 바로 그것이 악마가 하는 일입니다. 그와는 반대로 복되신 그리스도는 결코 성실한 신자의 마음을 무디게 하시는 일이 없고, 오히려 마음을 부드럽게 하시고 민감하게 하십니다. 예언자의 입을 통하여 ‘나 너희에게로부터 굳은 마음을 제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주리라’(에제 11:19)고 말씀하신 바와 같습니다.”


루피노 형제는 성 프란치스코가 자기가 겪은 시련을 샅샅이 다 말해주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악마의 말을 들은 것을 후회하고 흐느껴 울었다. 그리고는 성 프란치스코 앞에 엎디어 이 시련을 숨기고 있었던 자기 죄를 겸손되이 고백하였다. 마침내 그는 거룩한 아버지의 훈시와 권고로 가슴 뿌듯한 위로를 받고 굳세어져 더 완전한 형제로 변했다.


성인은 끝으로 그에게, “내 아들, 가서 고백성사를 받고 평상시 기도하던 열심을 버러서는 안됩니다. 멀지않아 곧 알게 되겠지만 이 시련은 형제에게 아주 유익하고 큰 위로를 준다는 것을 확실히 알아두십시오”라고 일깨워 주었다.

루피노 형제는 숲속의 자기 움막집으로 돌아가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드리고 있는데, 원수가 또 이전처럼 그리스도의 모습을 하고 나타나, “루피노 형제야, 나는 너에게 베드로 베르나르도의 아들을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과 너는 단죄받을 자니 울고 기도하며 괴로워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네가 살아 있는 동안 고생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느냐? 죽으면 틀림없이 지옥에 빠질걸 ····”하고 꾸짓었다.


루피노 형제는 즉시 “네 아가리를 벌려 보아라. 나는 그 안에 변을 보겠다”고 응수하자, 마귀는 금방 격노하여 심한 돌풍을 휘몰아 가까이 있는 수바시오산의 바윗돌을 진동시키며 사라졌다. 그 때문에 높은 데서 떨어져 구르는 바위 소리가 쿠르릉쿠르릉 한참동안 계속되었고, 구르는 돌과 돌이 거세게 맞부딪쳐서 튀기는 불꽃은 무시무시한 불덩어리가 되어 아래 골짜기로 휙휙 날아갔다. 그 돌들이 부딧칠 때마다 일으킨 벽력같은 요란한 소리에 성 프란치스코와 동료들은 깜짝 놀라 무슨 사건이 벌어졌나 해서 급히 수도원 밖으로 뛰어나왔다. (오늘날에도 그곳에는 그때 부서진 큰 돌돌과 바위조각이 산부더기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제야 루피노 현제는 그것이 악마가 자기를 속이려고 꾸며낸 농간이었음을 확실히 깨닫고 그 길로 성 프란치스코께 달려가서 다시 땅에 엎디어 용서를 빌었다.


성인은 친절히 그를 격려하고 위로하여 거처로 돌려보냈다. 그 후에 그가 거기서 열심히 기도하고 있을 때, 복되신 그리스도께서 발현하셔서 천상적 사랑으로 루피노의 온 영혼을 다시 뜨겁게 하시고 말씀하시기를 “잘했다. 내 아들아, 프란치스코의 말을 참 잘 믿었다. 너를 우울하게 한 것은 마귀였다. 나는 바로 네 스승인 그리스도다. 지금 네가 이런 것을 확실히 믿도록 하기 위하여 한 가지 증거를 보여주겠다. 즉, 너는 앞으로 세상 떠날 때까지 다시는 슬픔이나 근심을 느끼는 일이 없으리라”고 하시고 떠나가시면서 너무나 큰 마음의 감미로움을 남겨주고 영혼을 고양시켰기 때문에, 그 형제는 낮이나 밤이나 하느님 안에 몰입되어 자신을 잊고 있었다.


그때부터 성총 속에 더욱 굳세어지고, 자기 구원을 확신하게 되며 아주 딴 사람으로 변했다. 그를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밤낮을 하느님의 일을 묵상하고 기도로 보냈을 것이다. 성 프란치스코는 이 루피노 형제를 살아 있는 동안 벌써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성인이 된 사람이라고 말하였고, 그가 아직 살아 있는데도, 본인이 없을 때에는 아무 거리낌없이 “성 루피노”라고 불렀다.



그리스도께 찬미. 아멘.


주: 본장의 중심인물인 루피노 형제는 성녀 클라라의 사존이었다. 그는 1210년에 입회했고, 1270년에 세상을 떠나 아씨시의 대성당에 묻혔다. 이 이야기는 루피노라고 불리우는 동굴에 있었던 까르케리의 은수처에서 있었다.

 

The Little Flowers of St. Francis 



28. About Brother Bernard's Gift of Contemplation


How much grace God often gave to the poor men who followed the Gospel and who voluntarily gave up all things for the love of God was manifested in Bernard of Quintavalle who, after he had taken the habit of St. Francis, was very frequently rapt in God by the contemplation of heavenly things.

Thus one time if happened that while he was attending Mass in a church and his whole mind was on God, he became to absorbed and rapt in contemplation that during the Elevation of the Body of Christ he was not at all aware of it and did not kneel down when the others knelt, and he did not draw his cowl back as did the others who were there, but he stayed motionless, without blinking his eyes, gazing straight ahead, from morning until none.

But after none he came back to himself and went through the Place shouting in a voice filled with wonder: "Oh, Brothers! Oh, Brothers! Oh, Brothers! There is no man in all this country, no matter howgreat and noble he is, who, if he were promised a very beautiful palace full of gold, would not willingly carry a sack full of the most filthy manure in order to obtain that very noble treasure!"

Now the mind of this Brother Bernard was so uplifted to that heavenly treasure which is promised to those who love God that for fifteen continuous years he always went about with both his mind and his face raised toward Heaven. And during those fifteen years, because his mind was raised to the light of Heaven and his feelings were utterly absorbed by divine graces, he never satisfied his hunger at meals. He used to eat a little of everything that was set before him for he used to say that to abstain from what a man does not enjoy cannot be called perfect abstinence, because true abstinence is to resist things that taste good.

He also attained to such clarity of understanding that even great scholars of the Church consulted him for solutions of difficult questions, and he unraveled obscure problems in whatever passage of the Bible they requested.

And because his mind was utterly freed and detached from earthly matters, he used to soar to the heights of contemplation as a swallow flies high up into the sky. And sometimes for twenty days, sometimes for thirty days, he used to stay alone on the tops of mountains, contemplating heavenly things. Therefore Brother Giles used to say of him that this gift which was given to Brother Bernard of Quintavalle was not given by God to everyone, namely, that he should feed while flying, like swallows.

And because of that outstanding grace which had been given him by the Lord, St. Francis used to talk with him willingly and frequently both day and night. So that sometimes they were found to have spent an entire night together rapt in God in the woods, where they had met to talk about Our Lord Jesus Christ, who is blessed forever and ever.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