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녀클라라

성녀 글라라 /기경호 신부님

Margaret K 2018. 1. 19. 05:34
                  성녀 글라라   
     

    글 : 기경호 신부님 l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그대의 마음을 영원의 거울 앞에 놓으십시오”(성녀 글라라) 클라라는 '아주 맑은, 영혼이 깨끗한'이란 뜻이다. 우리는 85퍼센트 이상의 정보를 눈을 통해 접하고 있다. 그만큼 눈길이 어디로 향해 있는가 하는 것은 중요하다. 어디에 눈길이 머무는가 하는 것은 내 마음이 어디에 가 있는 가를 말해 주며 눈을 통해 들어오는 것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 만질 수 있는 것에 마음이 쏠려 있지는 않은가? 눈길이 다른 데 쏠려 있으면서 어찌 그분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으며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를 수 있을까? 보이지 않는 것의 고귀한 가치를 온전히 깨달았던 분이 바로 성녀 글라라이다. 성녀 글라라의 관상생활에 있어서는 참 사람이시며 하느님과 인간사이의 중재자이신 그리스도, 특히 우리의 길이 되신 가난하시고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우리 사랑 때문에 죽으셨다가 부활하시어 영광스럽게 군림하시는 영광의 왕이신 그분이 바로 관상의 대상과 목적이 되었다. 성녀는 프라하의 성녀 아녜스에게 보내신 네 통의 편지에서 거울이라는 실체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형상화시켜 관조하고 있다. 성녀 글라라는 그녀의 마음과 입술과 그녀의 펜에 거울이라는 단어를 지니고 있다. 거울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다보는 장소이다. 그것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말하고 거기에 마음을 고정하며, 그리고 항상 좀 더 멀리 비춰지는 것이 그것이다. 아씨시의 글라라는 “그대의 마음을 영원의 거울 앞에 놓으십시오”라고 보헤미아의 아녜스에게 가르쳤다. 성녀 글라라에 따르면 관상은 다음과 같은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주 예수님을 바라보고 숙고하고 관상함 성녀는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았고, 주의를 가지고 바라보았으며, 감탄의 마음을 가지고 바라보았다. 고귀하신 여왕이여, “인간의 아들네보다 짝없이 아름다우시지만”(시편 44,3) 그대의 구원을 위하여 사람 중에 가장 비천한 사람이 되셨고, 멸시를 받았으며, 얻어맞고, 온몸에 수없이 매를 맞아 십자가의 참혹한 고뇌 중에 돌아가신 그대의 정배를 닮으려는 열망으로 바라보고, 깊이 생각하고, 관상하십시오.(편지 2,20) 둘째, 그분 안에서 자신의 얼굴을 바라봄 “그리스도는 영원한 영광의 광채요 영원한 빛의 반사이며 티없는 거울이시니, 예수 그리스도의 정배요 오, 왕후이신 자매여, 이 거울을 매일 들여다보시고, 지존하신 임금님의 딸과 지극히 정결한 정배가 단장해야 하는 모든 덕행의 꽃과 의복으로 속속들이 단장하고 여러 가지 보석으로 둘러싸여 그대 안팎으로 꾸미도록 그대 얼굴을 그 거울게 자주 비춰 보십시오.”(편지 4,14-17) 셋째, 하느님의 모습 안에서 자신의 전 존재를 변화시킴 “그대의 마음을 영원의 거울 앞에 두십시오. 그대의 영혼을 영광의 광채 속에 두십시오. 그대의 마음을 신적 실체의 형상 가운데 두고, 그대의 전 존재를 관상을 통하여 하느님의 모습 안에서 변화시키십시오.”(편지 3,12-13) 성녀 글라라는 이렇게 이어지는 관상의 삶을 살았다. 성녀는 만사에 앞서, 그리고 늘 ‘영원의 거울’이신 그리스도를 거울로 삼아 끊임없이 바라보고 숙고하였으며, 그 거울에 자신을 비추고, 하느님 모습 안에서 자신을 변화시키며 살아갔다. 이렇게 삶으로써 성녀는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풍성한 열매를 맺었으며,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물렀다. 육의 정신, 세속의 정신, 물질적인 것만을 추구하는 그 어떤 움직임도 성녀에게는 없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넘어지고, 부서지고, 죄에 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도 성녀처럼 그 모든 것보다 ‘언제나’, ‘무엇보다도 더’ 주님을 바라봄으로써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도록 하자. 나는 무엇을 바라보며, 나를 살리는 ‘나의 거울’은 무엇인가? 나의 눈길은 왜,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돌아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