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무엇을 그렇게 찾고 기다리는가?”
제자: “나를 흡족하게 사랑해 줄 사람을 목마르게 찾고 있습니다.”
스승: “가장 큰 사랑을 찾는다는 뜻인가?”
제자: “그렇습니다.”
스승: “당신 뜻대로 다 해 주는 사랑?”
제자: “네!”
스승: “그것으로도 부족할 걸!”
제자: “무슨 사랑으로 만족하게 될까요?”
스승: “인간이란 극한의 사랑을 바라지!
인간이란 극한의 사랑을 만나야,
더 이상 사랑을 찾지 않는다네!”
제자: “극한의 사랑이라뇨?”
스승: “내 앞에서 나를 위하여 처절한 모습으로 죽어가는 사랑이지!”
제자: “.....”
스승: “이 사랑 앞에서 인간의 모든 욕망이 스르르 녹지!”
며칠 전 미국의 여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타계했다. ‘만인의 연인’으로 불렸던 그녀는 평생 여덟 번 결혼했고 남편은 일곱 명이었다. 세계적인 배우 리처드 버튼과는 두 번 결혼할 정도로 영화보다 더 영화처럼 살았다. 두사람은 1962년 영화 <클레오파트라>의 로마 촬영 세트장에서 만나 불타는 사랑에 빠졌다. 모두 배우자가 있었던 두 사람의 열애는 언론을 충격에 몰아넣었고 교황청이 나서서 비난하는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1964년 결혼해 1974년까지 사랑을 이어가다 이혼했다. 테일러는 버튼과 이혼하면서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을 남겼다. 이후 1975년10월 재결합했으나 다음해 7월 버튼의 알코올 중독 등으로 다시 파경을 맞았다. 테일러는 생존시 “로마에서 처음 만난 순간부터 우리는 언제나 미칠듯 강력한 사랑에 빠졌고 많은 시간을 함께 했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다”고 회고했다.
보석을 고르는 안목과 씀씀이가 대단했던 리처드 버튼은 테일러에게 69.42 캐럿의 물방울 다이아몬드, 33.19캐럿의 크루프 다이아몬드, 루비와 다이아몬드로 꾸며진 물방울 모양의 라 페레그리나 진주 목걸이도 선물했다. 이에 대해 테일러는 클레오파트라를 촬영할 때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글이 웨일스어로 새겨져 있는 금시계를 버튼에게 선물하며 화답했다.
테일러는 1991년 20년 연하인 공사장 노동자이자 트럭 운전기사이던 래리 포텐스키와 마이클 잭슨의 목장에서 결혼식을 치러 화제를 낳기도 했지만 5년만인 1996년 파경을 맞았다. 테일러는 작년 4월 78세의 나이로 29세 연하남인 할리우드 매니저 제이슨 윈터스와의 약혼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공식 부인했다. 테일러는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나의 약혼에 관한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제이슨은 내 매니저이자 가장 친한 친구이며 그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밝혔다. 테일러는 여덟번의 결혼으로 4명의 자녀와 10명의 손주, 4명의 증손주를 둔 가운데 말년에는 독신으로 지냈다.
파란만장했던 결혼생활과 관련해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는 평생 화려한 보석에 둘러싸여 살아왔어요. 하지만 내가 정말로 필요로 했던건 그런 게 아니었어요. 누군가의 진실한 마음과 사랑, 변하지 않는 열정, 그것뿐이었어요”.
그녀는 평생 "진실한 사랑"과 "변하지 않는 열정"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
한편으로 가엾은 마음이 든다.
그 굉장한 보석을 소유했음에도 불구하고,
꼭 지녀야 하는 사랑의 보석, 마음의 보석은 보지 못했으니까!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녀가 솔직하고 위대한 여성이란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보석도, 돈도, 미모도, 명성도, 진실한 사랑만 못하다는 것을
자신의 처절한 삶을 통해 인류에게 알려주었으므로!
코헬렛이 솔로몬의 고백이 스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테일러의 고백은 코헬렛의 첫 구절을 스치게 한다.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이신 십자가라는 보석!
그 보석을 관상하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행복하다.
-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