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샘물

내 안에 그리스도의 현존 체험/이재민신부

Margaret K 2008. 1. 24. 23:05


 내 안에 그리스도의 현존 체험

그리스도를 따른다, 믿는다,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자기 느낌과 지식과 상상력에 의존하여 그리스도상을 그려놓고 스스로 도취하여 열광하다가 어느날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경우를 우리는 실제로 많이 알고 있다. 그렇게 자기가 그려놓은, 자기가 바라고 원하는 이상형으로 그리스도상을 따르려 애쓰고, 그 그리스도에 대해 신앙을 표현하려는 행위는 자칫 그리스도를 하나의 사고의 산물로 만들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상상 속에서 펼쳐지는 사랑은 한낱 이상일 뿐 현실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참 믿음을 가지기 위해 인간은 상상력을 비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가 복음을 읽는 것은 그리스도의 모습이나 관념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계시의 말씀을 뚫고 들어가서 우리 영혼 안에 하느님으로서 거처하시는 그리스도와 신앙으로 생생하게 접촉하기 위해서이다.


우리 안에 그리스도를 형성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복음을 연구하고 거기서 얻는 생각들을 실천에 옮겨야 하지만 이것만도 아니다. 언제나 하느님 은총의 그늘 아래, 하느님의 은총에 완전히 복종함으로써 되는 것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생명을 우리 안에 되살리는데 있어서 우리 생각과 우리 판단과 우리 노력에만 매여 있다면, 우리는 일종의 흉내내기 놀음을 꾸며내는 데 지나지 않을 것이다. "(토마스 머튼)


그리스도는 우리가 현실 안에서 살기를 원한다. 때문에 그분을 살기 위해서는 우리의 상상력이 지니는 한계를 알아야 할뿐만 아니라 우리의 힘과 노력의 한계도 알아야 한다. 그리스도가 형성되기까지 진통을 겪어야 한다는 것은 -수동의 형태로서- 인간의 인위적 노력을 극복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인간의 힘과 노력을 부정하며, 놔둠과 내맡김 그리고 믿음에 의해서 가능하다.


-[이제민 신부의 「내 안에 그리스도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