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을 따라

여인의 사연

Margaret K 2007. 6. 17. 07:17


여인의 사연

성당에 들어설 때마다 성상에다 입을 맞추고 볼을 비비는 자매가있었습니다. 성모 동굴에 오르는 일은 예사고, 어떤 날은 제단까지 올라섭니다. 그러고는 성상에다 오랫동안 입을 맞추고 볼을 비벼댑니다.


신자들은 그런 그를 미쳤다고 했습니다. 제가 봐도 정상으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벼운 목례나 성호를 긋는 것으로도 충분한데, 지나칠 만큼의 정성을 보이는 것이 이상해보였습니다. 한번은 그를 불러 사연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사연을 듣고부터는 그의 행동이 이해되었습니다. 죽을 고비에서 뜻하지 않은 기적을 만났고, 받은 은혜와 감사를 온몸으로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은혜를 감사로 여길 줄 알고, 은총을 삶으로 보여준 그의 믿음에 축복을 보냅니다. 그와 더불어 눈물로 발을 적시고 머리카락으로 발을 닦는 여인네의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받은 만큼의 은총을 되돌려드리는 일. 어쩌면 우리가배워야 할 모습이 아닐는지 모르겠습니다. 받은 은혜조차 감사로 돌려드리지 못하는 우리. 실성한 이는 그 자매가 아니라, 어쩌면 하느님 앞에 무례를 범하고 있는 우리 자신이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김강정 | 생활성서사 | <아침을 여는 3분 피정-루카 복음 단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