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생각

아내를 위한 마지막 콘서트

Margaret K 2007. 6. 2. 23:02


 아내를 위한 마지막 콘서트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신의 피아니스트 어빈 니레지하치는 모든 것을 갖추고 태어났다는 평가를 받았을 정도로 놀라운 음악 신동이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어린 아들의 명성을 이용해 부자가 되려 했고, 매니저는 어머니보다 더한 흥행사로 돈벌이가 되면 어떤 무대라도 섭외했다. 하지만 그는 사기를 당해 지하철역에서 노숙하며 연주 여행을 할 만큼 가난에 시달렸다. 그리고 마침내 그런 생황에 지쳤는지 자취를 감추었다.

그로부터 40년이 흐른 1973년 5월 6일, 그가 샌프란시스코의 작은 콘서트홀에 나타났다. 한때 음악 신동이라고 칭송받았지만 뉴욕 부두에서 하역 노동자로 일하다 노숙자로 전락한 그가 그토록 오랜 침묵을 깨고 피아노 앞에 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젊은 시절 단 한 번 자신에게 온정을 베풀었던 엘시 스완이라는 여성을 만났기 때문이다. 우연히 재회한 그녀는 79세의 노파가 되어 있었는데 돌봐 주는 사람 하나 없이 병들어 죽어 가고 있었다. 니레지하치는 그녀에게 청혼했고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70세 노구를 이끌고 콘서트를 기획한 것이었다.

우연히 그 연주회에 들린 CBS 레코드사의 테리 맥네일은 그의 신들린 연주에 넋을 잃고 허겁지겁 카세트 녹음 버튼을 눌렀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유일하게 남아 있는 니레지하치의 실황 음반이자, '전설의 음반'으로 불리는 '두개의 전설'이다. 그 이유는 니레지하치가 다시 자취를 감추었기 때문이다. 그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숨을 거두었고, 그는 더 이상 연주해야 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좋은 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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