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윤광준씨에게 사진 잘 찍는 법을 물어보면 늘 이렇게 대답한다.
마음을 담아 찍는 훈련을 계속해야 비로소 찍도를 깨닫게 된다.
그는 <잘 찍은 사진 한장> (웅진닷컴 펴냄)에서 사진 마니아가 빠지기 쉬운 전형적인 함정을 지적한다.
정말 잘 찍은 사진이란 조그만 자동카메라로 찍더라도 마음이 담긴 사진, 찍은 후에 두고 두고 즐길 수 있는 사진 .
어찌 보면 디카족들의 사진 철학과도 일치한다.
카메라부터 구입해야 하는 사람에게 윤광준씨는 절대 장비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충고한다.
무거운 카메라를 몇대씩 목에 걸고 대포만한 렌즈를 구비해 다니는 아마추어 사진가들을 보면 그는 쓴웃음을 짓는다.
카메라 조작은 너무 쉽다. 디지털 카메라라면 30분에 배울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정말 중요한 건 무엇을 찍을 것인가이다.
"어떤 할머니는 40년 동안 자녀들의 사진을 1000여장이나 찍어 결국 사진전까지 열었어요.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면 병원과 환자들의 여러 모습을 담을 수도 있겠죠.
좀더 구체적인 목표를 가져야 오래도록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아니라면 한두달 찍다가 시들해지죠"
사진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왜 보이는 대로 찍히지 않을까" 고민을 한다.
그건 눈과 카메라가 다르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보이는 모든 것을 사각프레임 안에 담지만, 눈은 보고싶은 것만 선택적으로 인식한다.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찍으려는 대상에 바짝 다가서는 것이다.
표정이 인상적이었다면 얼굴표정만으로 가득 채워야 한다.
꽃이 너무 아름답다면 꽃 두세송이만으로 사각프레임을 채워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찍고자 하는 대상이 찍힌다.
사진에 재미를 붙이고 나면 모든 것을 사각 속에 넣어보는 버릇이 생긴다고 한다.
그런데 사각 속에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 사진의 인상은 확 달라진다.
흔히 사람들은 찍는 대상을 정가운데에 놓는다.
절반으로 나눈다거나 정가운데에 대상을 놓아서는 아무런 느낌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어색하더라도 대상을 오른쪽, 혹은 왼쪽에 놓는 파격을 발휘해보면 훨씬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어떤 대상을 사진으로 찍으려면 우선 그 대상을 이해해야 한다.
같은 장면도 아침에 볼 때와 오후, 해질 무렵에 볼 때 전혀 달라진다. 바로 빛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사진작가들은 조명장비를 잔뜩 들고 다니기도 하지만 디카족에겐 맞지 않는다.
보통 사람에게 가장 좋은 조명은 역시 햇빛이다.
"보통 사진작가들은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사진을 찍고 한낮에는 쉽니다.
아침이나 늦은 오후의 햇살은 색감을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물체의 입체감을 표현해주죠.
즉,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시간대가 따로 있습니다"
첫번째 촬영은 여섯시쯤.
해가 비치는 장소에 가서 햇살이 모델의 정면에 비치도록 방향을 잡은 후 클로즈업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몸을 오른쪽, 왼쪽으로 45도 움직여서 두 장 더 찍는다.
그리고 낮 12시, 오후 6시쯤에 똑 같은 장소에서 똑 같은 방법으로 찍는다.
모두 9장의 사진을 얻었을 것이다.
그것을 시간대별로 노트에 붙여놓고 빛과 그림자와 사진의 관계를 음미해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시간대에 따라 얼굴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체험할 수 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아침과 저녁, 혹은 구름이 적당히 낀 흐린날의 사진이 부르럽고 자연스럽다
사진을 열심히 찍어놓고 그냥 처박아 둔다면 곧 사진에 대한 흥미를 잃는다.
찍은 사진은 많이 보면서 즐기고, 많이 공유하고, 많이 자랑해야 한다.
윤광준 작가는 사진을 찍고 나면 잘된 사진 몇장을 크게 인화한다.
액자도 필요없다.
두꺼운 종이에 사진을 붙여서 벽에 핀으로 고정시킨다.
가족들이 오고 가며 한번씩 눈길을 주게 되고, 어쩌다 손님이 찾아오면 사진을 매개로 대화를 나눈다.
그 외에도 여러 방법이 있을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메일로 사진을 보내준다든지, 인화해서 선물할 수도 있다.
"사진 찍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진을 즐기는 것"이라고 윤광준 작가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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