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진 가발 덕분에 일본의 고구치 마사유키는 탈모 대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고작 이십 대인데도 불구하고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져 대머리가 된 것이다. 급기야 그는 가발을 쓰고 직장에 다녔다. 그러던 2005년 12월 13일, 그의 머리카락이 가발이라는 것이 들통 나고 말았다. 복서가 꿈이던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틈틈이 권투 연습을 했는데, 실제 권투 경기 중 그의 가발이 벗겨지는 장면이 텔레비전에 생중계된 것이다. 창피를 당한 것은 물론 ‘신발과 트렁크, 낭심 보호대 외에는 착용 금지’라는 권투 규정을 위반했다는 지적까지 받았다. 다행히 일본복싱위원회에서는 가발 착용에 악의가 없음을 알고 예외를 인정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부업을 금지한 그의 직장 사장이 텔레비전에서 그 장면을 보고 그를 해고한 것이다. 그런데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가발이 벗겨져 직장에서 해고된 사연이 일본 전역에 알려지자 가발과 발모제 회사에서 그에게 광고 출연을 제의했다. 또한 직장에 다니지 않고 권투 연습만 한 덕에 그는 2007년 슈퍼페더급 일본 랭킹 12위에 올랐다. 광고 출연 뒤 발모제를 열심히 발라 머리카락도 자랐다. 그는 ‘가발 사건 2주년 기념 대결’에서 레게 스타일 가발을 쓰고 링에 오르는가 하면,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주인공 배용준 머리 스타일을 본뜬 가발을 쓰고 링에 올라 11연승을 거뒀다. 고구마 마사유키는 ‘대머리’라는 콤플렉스를 장점으로 승화시키며 인생을 역전시켰다. (‘좋은생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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