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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잊은 열정으로

Margaret K 2011. 2. 24. 06:40

 

 
나이를 잊은 열정으로

설거지를 하기 위해 수도꼭지를 틀었는데, 가스레인지에 올려놓은 냄비가 어느새 부글부글 끓는다. 고무장갑을 낀 채로 가스 불을 끄고 다시 설거지를 하는데 아이들이 등 뒤에서 말을 건다. 가스 불을 끌 때도, 잠깐 뒤를 돌아보는 순간에도 물은 계속 나온다. 이때 일일이 수도꼭지를 잠그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절약이 몸에 배어 수도꼭지를 잘 잠그는 사람도 수도꼭지에 세제 거품을 묻히기 일쑤다.

그렇다면 꼭 손으로만 수도꼭지를 조절해야 할까? 이러한 의문을 시작으로 ‘발로 조작하는 절수용 주방 개수장치’를 개발한 사람은 올해 여든 살 된 김예애 할머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그의 나이 73세 때 이지밸브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우연히 머릿속을 스쳐 갔던 아이디어 하나가 든든한 노후 밑천이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머릿속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까지는 물론 만만치 않았다. ‘할머니가 뭘 할 수 있겠냐.’라는 냉소적인 반응에 가슴앓이도 하고 수도꼭지 회사를 찾아다니며 아이디어를 설명해도 “안 된다”라는 말뿐이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평생 모은 돈을 개발에 쏟아 부은 그는 편견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뛰어넘고, 개발에 성공해 벤처기업 사장님으로 우뚝 섰다.

처음 만든 제품을 집에 설치한 뒤 20만 번 넘게 밟아 봤다는 그의 열정은 곧 입소문이 났다. 어느새 신축 건물의 70%가 발로 조작하는 수도꼭지를 달게 된 것. 아이디어는 나이와 상관없이 관심과 포기하지 않는 의지에 의해 꽃 피우는 씨앗임을 그를 통해 배운다.

(‘좋은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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