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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

Margaret K 2007. 6. 29. 06:02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


지난 5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의 내한공연이 있었다. 협연을 맡은 오케스트라는 오르페우스 챔버. 뉴욕 줄리어드 음대 출신의 첼리스트 줄리언 파이퍼가 1972년 창단한 오르페우스는 세계 유일의 '지휘자 없는 오케스트라'다.

지휘자가 없다고 해서 그들의 연주가 엉터리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오르페우스는 지금까지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스턴과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등 대가들과 호흡을 맞춰 왔으며, 2001년에는 그래미상의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1974년부터 멤버로 활약한 바이올리니스트 로니 보시는 그들이 지휘자 없이도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는 비결을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35년이라는 세월 동안 뛰어난 앙상블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모든 단원이 한 번씩은 리더의 역할을 맡으며 작품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르페우스는 지휘자 대신 공연마다 새로운 악장을 투표로 선출한다. 여기서 악장은 의견 충돌과 토론을 중재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한 명이라도 템포나 해석에 다른 의견이 있으면 연습은 중단된다. "오르페우스와 3시간 동안 연습했는데, 합의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 내던지 깜짝 놀랐다."며 사라 장도 감탄했다. 때로는 악장이 곡마다 바뀌기도 한다. 그래서 한 곡 연주를 마치면 모든 멤버가 인사하고 퇴장하며, 다시 입장했을 땐 앉는 자리가 바뀌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르페우스 단원들은 이야기한다.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서포팅(supporting)'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27명이 마치 '한 개의 폐'로 숨쉬는 듯 훌륭한 앙상블을 만들어 낸 오르페우스의 연주는 아름다운 음악이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는 진리를 일깨워준다.
 

 ('좋은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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