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을 따라

이런 사람들

Margaret K 2007. 6. 26. 07:09


이런 사람들

얼마 전 ㅂ시의 어느 교회에서 온 소식이다.

그 교회 중고등부 학생회에서
해마다 이웃들을 위해 좋은 일을

몇 가지씩 계획해서 실천하여 왔는데,
올해에는 작년과 같이 불행한 환자들을 위해

헌혈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 가난한 여학생이 몸이 쇠약해

지난해 헌혈을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기더니

이번에는 체중이 좀 불어났다고

교우들이 만류하는데도 듣지 않고
기어코 헌혈을 했다가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다행히 여러 날
누워 있다가 일어났다지만,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내 주변에도 남의 일을 자기의 일같이,

혹은 자기 일보다 더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은 병약해서

위험 상태가 되어 있는 것도 잊어 버리고

가난한 학생을 돕는 어느 수사님,


 

나환자들을 위해 몸을 바치고 있는 분들,


가난한 교회만 찾아다니는 목사님,


 

불행한 아이들 생각만 하는 동화작가,


시집도 안 가고 농촌 사람들

도와주는 일만 하는 아가씨….


 

우선 내가 있는 이 학교만 해도

아이들을 극진히 사랑해주는 ㅇ선생이 있고,

동화책을 사서
아이들에게 나눠주는 ㄱ선생이 있다.


 

나는 세상 사람들을

두 종류로 나눠보는 버릇이 있다.


 

하나는 자기 중심으로

제 욕심만 채우며 사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남을 돕는 사람,

모두 함께 살아가려는 사람들이다.


 

앞의 사람은
고립되고 단절된 사람이지만

뒤의 사람은 열려 있는 사람,

모든 생명을 포용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아무리 어려운 가운데 놓이더라도
세상은 결코 불행하지만은 않은 것이다.
이오덕 | 산처럼 | <거꾸로 사는 재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