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
내어깨에 지워진 십자가가 없다면 나는 정말 행복할까?
남편이 십자가가 되고, 자식과 형제와 친척 그리고 친지가 서로에게 십자가가 되고, 이웃과 조국이 십자가가 되고, 가난과 병고가 심지어는 그 많은 십자가들을 내 어깨에 내려놓는 날 내 인생의 목적은 이런 십자가들을 내려놓는 것일까? 우리는 안다. 내 어깨에 지워진 십자가 때문에 우리는 기도하고, 분노하다가도 인내하고 용서하며 십자가는 내게 사랑이 인내라는 것을 가르쳐주며 십자가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존재로 키워주고, 겸손하게 하고, 없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게 하고, 그게 바로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은총이라는 것을.
나는 희생도 용서도 화해도 모르는 내 몸에서 사랑을 발산하지 못하는, 돌같이 차가운 존재가 되고 만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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