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찜질방에 갔다가 부쩍 두툼해진 뱃살에 충격받은 40대 주부 박모씨. 원래 한끼만 굶어도 손발이 덜덜 떨리는 편이지만 불어난 뱃살에 충격받은 박씨는 당장 그날 저녁부터 저녁을 굶기로 독하게 마음 먹었다. 밤 9시경이 되니 기아감이 극에 달한다. 밤 10시, TV에서 지글지글 익는 곱창을 본 순간, 박씨는 참을 수 없는 배고픔 때문에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죄다 꺼내 양푼에 넣고 비비기 시작했다.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입가심으로 주스 한잔까지 마시고 나니 그제서야 뇌에서 신호가 떨어진다. ‘그만 배가 찼으니 숟가락은 내려 놓으시지.’

일반적으로 위가 비어 있으면 식욕을 느끼고 위가 차면 그만 먹게 될 것 같지만 사실을 그렇지 않다. 우리의 식욕을 좌우하는 것은 위장이 아니라 뇌다. 이때 ‘배가 부르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은 ‘렙틴(leptin)’이라고 하는 식욕억제호르몬이다.
렙틴은 식욕을 자극하는 호르몬인 그렐린(grelin)과는 상반되는 역할을 한다. 배가 엄청나게 고플때, 위가 최대한으로 늘어날 때까지 음식을 집어넣을 수 없는 까닭도 바로 렙틴 때문이다. 렙틴이 원활하게 분비되게 하는 법을 알면 다이어트 성공의 지름길로 갈 수 있다. 렙틴 분비량을 높이는 몇 가지 방법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음식은 천천히 먹는다.
위가 충분히 찬 상태에서 뇌가 배가 부르다고 알아차리기까지는 대략 20분의 시간이 걸린다. 즉, 위장이 차도 렙틴이 분비되기 전 20분 동안은 더 먹을 수 있다는 얘기. 따라서 가급적 천천히 식사를 해서 렙틴이 활동할 시간을 줘야 한다. 몹시 허기질 때 70kcal(호두 두 알, 땅콩 15알)정도의 견과류를 섭취하면 뇌에 배부르다는 메시지가 전달되어 허겁지겁 먹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식탁 위에 아예 30분짜리 모래시계 등을 올려놓고 시간을 봐 가면서 천천히 먹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아침은 거르지 않고 먹는다.
아침식사는 렙틴 분비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아침을 거르면 렙틴의 적인 탐욕스러운 그렐린이 증가해 폭식하도록 만든다. 특히 두부, 우유, 달걀과 같은 단백질 음식은 공복감을 완화시키고, 렙틴 분비를 활성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스트레스를 피하고 숙면을 취한다.
밤을 새거나 새벽까지 잠을 안자고 깨어있을 때 유난히 군것질거리를 찾을 때가 많다. 잠을 잘 자지 못하면 렙틴 분비량은 줄어들고 식욕을 자극하는 그렐린의 분비량은 늘어 더 많이 먹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도 마찬가지. 스트레스가 없고 마음이 즐거울 때 분비되는 도파민은 렙틴 분비 능력을 강화시킨다.
넷째,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다.
섬유질은 뱃속에서 몇 배로 불어나 적은 양으로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즉, 섬유질이 많이 든 제철 채소와 과일은 몸에 좋은 영양소 또한 풍부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칼로리는 낮지만 섬유질이 많이 든 음식으로 포만중추를 충분히 만족시키면 렙틴 분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섯째, 과당을 적게 먹는다.
과당은 인슐린의 정상적인 분비를 방해하고 렙틴 분비를 낮춰 체중을 증가시킨다. 과당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과일주스 같은 음료수 대신 생과일을 먹고, 차나 물을 자주 마신다.
여섯째, 걷고 또 걷는다.
적당한 육체활동은 렙틴의 힘을 높인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할 수 있는 평지 걷기는 최고의 렙틴 촉진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