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에 위험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집착이다.
첫 난관을 넘긴 후, 하느님과 함께 있는 것이 너무 좋아 베드로처럼
“여기에 천막 세 개를 쳐....”라는 말을 반복하게 되며 몇 가지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게 된다.
예를 들면 하느님께 진 빚을 청산하는 문제, 제대로 되지 않는 것들을
직면하려는 문제, 바리사이적 위선의 가면을 벗어버리는 문제, 그리고
하느님께서 좋아하시지 않는 무질서와 모든 것을 체계화하는 문제 등을
지나쳐 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집착의 위험은 분명 존재한다. 그 원인은 사랑을 추구하며 하느님 앞에
침묵 중에 머무르는 데 있어 우리의 비참함을 그냥 놔두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빛이 사라지면 즉시 어둠이 나타나며 우리는 그 즉시 우리의
부당함에 전율을 느낀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도」에서
♣타볼산에서 베드로처럼 그리스도의 변모하심에 황홀경에 빠져서 그 현상에
머물러 안주해 버리려는 경향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이라는
도전의 장소로 내려가야 합니다. 그 황홀경과 은혜에만 빠져서 뜬구름
속을 헤매면 기도는 허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도란 그러한 집착에서 벗어나 자신의 비참함과 죄스러움과 가련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하느님 앞에 대령하고 겸손하게 당신의 처분만을,
당신의 자비만을 기다리는 가련한 종으로 엎드려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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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