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대신 '닭'일 수 없는 인생***
...이 미령...
하나의 목표를 향해 오직 한 길만을 걸어가는 사람,
그리하여 자신이 이룬 성과를 완벽하게 누리는 사람-
이런 사람을 달인(達人)이라 부릅니다. 달인이 처음
부터 따로 존재하는 건 아닐 것입니다. 누구나 달인이
됩니다. 마치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처럼.
그런데 누구나 될 수 있는 달인이지만 아무나 될 수
없는 것이 또 달인입니다. 누구든지 달인을 향한
첫 번째 발걸음을 내딛을 수는 있지만 언제든지
그 걸음이 멎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왜 모든
사람이 달인이 되지 못하는 것일까요?
조지 레오나르도의 <달인(Master Mind)>에는 달인이
되지 못하게 만드는 13가지 함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
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목표를 정하고
묵묵히 걸어가기 어려워
첫째, 다른 사람들의 삶과 충돌하는 것이
함정입니다.
둘째, 지나친 집착과 성과주의도 달인이 되는
데에 함정이 됩니다.
셋째, 스승에게서 훌륭한 가르침을 받지 못했다고
해도 스승 탓을 하면 이 역시 함정입니다.
넷째, 경쟁이 없는 것도 달인으로 나아가는
데에 함정이 됩니다.
다섯째, 그렇다고 지나치게 경쟁으로만 나아가도
함정입니다. 결국 지치고 말기 때문입니다.
여섯째, 게으름이 함정입니다.
일곱째, 육체의 부상이 함정입니다. 지나치게
목표에 집착하면 자기 육체의 한계를 무시하게 되고,
몸이 다치면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여덟째, 즉각적인 성공에 애태우다보면 비정상적인
방법에 의존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 또한
달인의 길에 놓인 함정입니다.
아홉째, 세상의 평가가 오히려 함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칭찬과 포상이 달인으로 나아가는 데에 있어
궁극적인 보상이 될 수는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열번째, 자만심이 함정입니다. 어느 정도 숙련
되었다고 해도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 민망함을 견디려면 자만심을 버려야 합니다.
열한번째, 지나친 진지함 역시 달인으로
나아가는 길에 놓인 함정입니다.
열두번째, 띄엄띄엄 노력하는 것은 의미
없습니다. 유연하게 그러나 일관되게 노력해야 합니다.
열세번째 함정은 완벽주의입니다. 자신이
역할모델로 삼은 대가(大家)만을 바라보면서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결국 무릎이 꺾이게 됩니다.
달인은 ‘완벽함’에 있지 않고 날마다 그 길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함정들을 보자면, 문제는 달인의 경지가 아니라
달인이 되는 그 ‘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달인의
경지만 바라보고 살 것이 아니라 달인이 되어가는
하루하루를 즐기는 사람만이 달콤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지요.
마치 유도에서 검은 띠를 딴 다음날에도 매트
위에서 뒹굴어야 하는 것처럼, 아흔을 넘어서도
매일 첼로를 연습하면서 날마다 소리가 나아지는
것을 느낀다는 첼리스트 카잘스처럼, 매일 아침
가사와 발우를 챙겨들고 맨발로 나아가 마을의
첫 번째 집 대문 앞에 서는 붓다처럼.
달인은 이런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 아닐까요?
완성된 자가 아니라, 완성되었음에도 완성의
흔적을 보이지 않고, 완성의 달콤함에 취하지
않고, 애초 완성이란 없는 것처럼 새내기의
마음으로 그날 하루를 여는 사람….
하지만 이처럼 그 과정을 즐기지도 못하고,
영원히 그 길 위에 서는 것을 기꺼워할 수 없다면,
그는 중도에 포기하고 맙니다. 그 귀한 목재를
숯으로 만들어 헐값에 팔아버린 젊은이가 되고
마는 것이지요.
“인생 뭐 있어?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이라도
건졌으니 그러면 수지맞은 장사인 걸”이라며
자위해도 누가 뭐랄 것은 아니지만, 모쪼록 인생이라는
큰 흐름에서는 ‘급한 대로’ ‘임시변통’을
거부하는 자세가 필요할 듯 합니다.
한번뿐인 내 인생, 꿩 대신 닭일 수는 없으니까요.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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