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음이
파도처럼
걷잡을 수 없이
밀려오고,
어둠이
썰물처럼
황급히
빠져나간다.
자유 수영 시간에 혼자 연습하는 것이 어설펐는지
수영을 잘 하는 할머니가 곁으로 다가와
고맙게도 이것저것 설명을 해준다.
어떻게 힘을 빼야 하는지에 관한 방법이다.
수영을 배우면서 힘을 빼야 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
나도 늘 힘을 빼야 한다고 의식하면서
또 내 나름대로는 힘을 뺀다고 하면서 수영을 했지만,
수영을 잘 하는 사람 보기에는 여전히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 있는 모양이다.
그 할머니가 알려준 대로 수영을 하니, 한결 가벼워졌다.
수영이 걸어가는 것처럼 쉽겠구나 싶었다.
힘을 빼는 데도 힘을 빼는 방법과 기교, 기술이 있었다
· 프란치스코가 의지를 소유하지 말라고 수없이 강조하는데,
이걸 말하는 거로구나 하는 깨달음이 스쳤다.
의지를 포기하면 이렇게 날아갈 것같이 가볍고 쉬운 것을!
그동안 악착같이 내 의지에 착 달라붙어 살아왔던 과거가 회한스러웠다.
수영을 하다 프란치스코의 의지 포기를 확연히 깨닫게 되어
황홀한 느낌으로 25미터를 헤엄쳐 갈 수 있었다.
수영이 관상이 되었다.
요즘 수영을 배우면서 의지를 포기하는 방법과 기술을 터득하고 있다.
동시에 밝음이 밀려 오고 어둠이 빠져나감을 느끼게 된다.
파도 타는 저 수상 스키 선수의 쾌감, 과연 어떤 세계일까?
이런 의지 포기의 세계 같은 것 아닐까?
-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