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이야기

명암(明暗)

Margaret K 2011. 2. 21. 22:55

 

 

 

밝음이
파도처럼
걷잡을 수 없이
밀려오고,

 

어둠이
썰물처럼
황급히
빠져나간다.

 

자유 수영 시간에 혼자 연습하는 것이 어설펐는지
수영을 잘 하는 할머니가 곁으로 다가와
고맙게도 이것저것 설명을 해준다.
어떻게 힘을 빼야 하는지에 관한 방법이다
.
수영을 배우면서 힘을 빼야 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

나도 늘 힘을 빼야 한다고 의식하면서
또 내 나름대로는 힘을 뺀다고 하면서 수영을 했지만,
수영을 잘 하는 사람 보기에는 여전히 너무 힘이 많이 들어가 있는 모양이다
.
그 할머니가 알려준 대로 수영을 하니, 한결 가벼워졌다
.
수영이 걸어가는 것처럼 쉽겠구나 싶었다
.
힘을 빼는 데도 힘을 빼는 방법과 기교, 기술이 있었다

 

·         프란치스코가 의지를 소유하지 말라고 수없이 강조하는데,
이걸 말하는 거로구나 하는 깨달음이 스쳤다
.
의지를 포기하면 이렇게 날아갈 것같이 가볍고 쉬운 것을
!
그동안 악착같이 내 의지에 착 달라붙어 살아왔던 과거가 회한스러웠다
.
수영을 하다 프란치스코의 의지 포기를 확연히 깨닫게 되어

황홀한 느낌으로 25미터를 헤엄쳐 갈 수 있었다.
수영이 관상이 되었다
.
요즘 수영을 배우면서 의지를 포기하는 방법과 기술을 터득하고 있다
.
동시에 밝음이 밀려 오고 어둠이 빠져나감을 느끼게 된다
.
파도 타는 저 수상 스키 선수의 쾌감, 과연 어떤 세계일까
?
이런 의지 포기의 세계 같은 것 아닐까?

-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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