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가 회사의 최고 경영진이 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신뢰다. 헨리 포드의 증손자인 빌 포드는 1979년 말단 사원으로 포드에 입사해 일반 사원과 다름없이 20년간 열심히 일했고, 마침내 1998년 포드의 CEO가 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이사회는 그에게 더 엄정한 기준을 적용했고, 신임 CEO 자리는 다른 사람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기회는 위기에서 찾아왔다.
1999년 2월, 이사회 의장이던 빌 포도는 점심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던 중 라디오에서 뜻밖의 뉴스를 듣게 된다.
"속보입니다. 포드 자동차의 루지 단지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빌 포드는 즉시 현장으로 떠날 채비를 서둘렀다. 하지만 비서실장과 홍보실장은 그를 말리고 나섰다.
"의장님, 가시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현장 주변에 오래된 발전소가 있어 매우 위험합니다. 전쟁이 일어나도 최고 사령관은 현장에 나서지 않는 법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차라리 이등병이 되겠소. 가족이 위험에 처했는데 구경만 할 수는 없소."
빌 포드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현장으로 즉시 달려갔고,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그곳에 남아 있었다.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가장 큰 힘이 됐던 건 '빌 포드가 여기에 함께 있다'는 사실이었다. 결국 빌 포드는 2년 뒤 직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포드의 CEO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