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생각

새 -천상병-

Margaret K 2007. 6. 15. 03:19




*** 새 ***


-천상병-



외롭게 살다 외롭게 죽을


내 영혼의 빈 터에


새날이 와, 새가 울고 꽃잎 필 때는,


내가 죽는 날,


그 다음 날.


 


산다는 것과


아름다운 것과


사랑한다는 것과의 노래가


한창인 때에


나는 도랑과 나뭇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정감(情感)에 가득찬 계절


슬픔과 기쁨의 주일,


알고 모르고 잊고 하는 사이에


새여 너는


낡은 목청을 뽑아라.


 


살아서


좋은 일도 있었다고


나쁜 일도 있었다고


그렇게 우는 한 마리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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