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의 여운

어느 할머니의 유서

Margaret K 2019. 3. 20. 18:58

어느 할머니의 유서


3남 1녀의 자식을 둔 광주에 사는 78세 할머니는 1년 넘게 암 투병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말기암 진단을 받은 후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게 되지요.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길 즈음, 자식 모르게 다음과 같은 유서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국민일보 2017년 12월 17일 기사입니다. 우리는 과연 고마워하고 행복해하는 유서를 작성할 수 있을까요? 

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을 고마웠네. 

자네들이 나를 돌보아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어미라 불러주고,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본 눈길에 참 행복했다네. 

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험한 세상 속을 버틸 수 있게 해줌도 자네들이었네. 

병들어 하느님 부르실 때, 곱게 갈 수 있게 곁에 있어줘서 참말로 고맙네. 

자네들이 있어서 잘 살았네. 자네들이 있어서 열심히 살았네. 

딸아이야, 맏며느리, 맏딸 노릇 버거웠지?

큰 애야... 맏이 노릇 하느라 힘들었지?

둘째야... 일찍 어미 곁 떠나 홀로 서느라 힘들었지?

막내야... 어미젖이 시원치 않음에도 공부하느라 힘들었지?

고맙다. 사랑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     

-조명연 신부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