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을 따라

겸손

Margaret K 2017. 12. 27. 20:48

      나이 많은 한 수도사가 정원에서 흙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수도원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는 조금은 교만한 젊은 수도사가 

그에게 다가옵니다. 


경험 많은 수도사는 후배 수도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이 단단한 흙 위에다 물을 좀 부어주겠나?” 


젊은 수도사가 물을 부었습니다. 

그러자 물은 옆으로 다 흘러가고 맙니다. 

그러자 이 나이 많은 수도사는 옆에 있는 망치를 들어 흙덩어리를 깨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부서진 흙을 모아놓고 젊은 수도사에게 다시 한 번 물을 부어보라고 말합니다. 

물은 잘 스며들었고 부서진 흙을 뭉쳐 가기 시작했습니다. 

나이든 수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야 흙 속에 물이 잘 스며드는구먼. 

여기에 씨가 뿌려진다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이야. 

우리 역시 깨어져야 하느님께서 거기에 물을 주시고, 

그럴 때 씨가 떨어지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힐 수 있는 거지. 

우리 수도사들은 이것을 깨어짐의 영성이라고 얘기한다네.”


자아가 강한 사람에게 사랑이 스며들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인 것입니다. 

사랑하기 위해 너무 노력하다가 겉으로는 무엇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교만만 가득 찰 수도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에게 어떤 사람이 물었습니다. 


신앙생활에서 첫째 되는 것이 무엇입니까?” 

성인은 겸손입니다.”라고 대답했답니다


둘째는 무엇입니까?” 

겸손입니다.” 

그럼 셋째는 무엇입니까?”

셋째도 겸손입니다.” 하였답니다. 


성인은 천사를 마귀로 만든 것은 교만이며 인간을 천사로 만든 것은 겸손이다.”

이라고 했고 

모든 덕의 바구니가 겸손이라고 했습니다. 


-전삼용신부의 묵상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