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생각

현재의 행복과 미래/경포호수

Margaret K 2017. 12. 3. 21:47



현재의 행복과 미래 어느 날부터인가 방송에서 ‘욜로족’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쓰고 있었다. 욜로(YOLO)란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태도를 지칭한다. 6년 전에 캐나다 어느 래퍼 가사에 ‘YOLO'가 등장하면서 젊은이들 사이에 회자 되면서, 마치 'Carpe Diem' 후속 편처럼 ‘현재를 즐겨라’와 ‘남보다 자신’에게 초점이 맞춰진 ‘YOLO'는 현대인의 생각을 잘 대변해 주고 있는 것 같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취업보장이나 내 집 장만 등 먼 미래를 준비하기보다는 오늘 이 순간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음은 몇 가지 표를 보면 바로 수긍이 간다. 웰빙 시대에 맞춰 현대인은 뭘 먹더라도 몸을 먼저 생각했는데 지금은 여러 지표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이제는 건강보다 맛을 추구하고 채식보다 육식을 더 찾을 뿐 아니라, 심지어 인스탄트 식품이나 길거리 음식을 즐긴다는 층이 증가하고 있다. 어차피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기보다는 차라리 현재를 즐기는 것이 낫다고 여겨 하루아침에 사표내고 세계일주를 떠나지를 않나 일본인처럼 집 장만 생각은 아예 포기하고 고가 자전거를 구입하거나 전셋집 꾸미기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이들이 많다고 하는데, 만약 자기 자식이 이러한 욜로 족의 삶을 살아간다면 어르신들은 아마도 그들은 미래가 없다고 단정 짓는 것은 당연할지 모르겠다. 그것은 욜로 족들은 소비의 근거를 자신을 위한 여행이나 취미생활 등 현재의 만족을 위한 것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행복이란 먼 훗날에 오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에 온다고 믿기에 고리타분한 미래는 생각도 않고 모든 것들이 현재적 행복에 초점을 맞추어 살아가는 것이다. 물론 욜로 스타일은 젊은 사람들에게만 통용되는 시류가 아님을 알 수 있는 것은 고령자들도 황혼이혼이나 재혼 등이 증가하고 있다. 그들은 지나간 시간을 다시 설정하고자 하는 의지가 발로가 되었기에 욜로 족은 전 세대를 붙잡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욜로 라이프는 환경적 행복을 넘어서 구체적인 정신적 행복을 추구하기에 주로 여행과 자기개발에 돈을 사용함으로 소유를 벗어난 이상을 실현하는 꿈의 소비라 하는 점에서 색다르다. 가족과 공동체를 위해 장기간에 걸쳐 계획적인 인생을 추구하는 대신에 순간적인 가치를 더 중요시하다보니 현세 지향적이요 자기 지향적이 될 수밖에 없었으리라. 현실적인 수많은 장벽 앞에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를 하지 않으려, 오늘 이 순간에 하고 싶은 일에 충실하므로 안분지족의 삶을 살 때 정녕 내일이 없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이런 ‘욜로 족’처럼 살다간 ‘골로 간다’는 의미로 새롭게 ‘골로 족’이 생겨났다. ‘골로 족’은 현재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는 ‘욜로 족’과는 다르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불필요한 소비를 최대한 줄이자는 입장이 대두되는 것은 현재에 치중하느라 계획 없이 욜로족으로 살다가 한 순간에 골로족이 되기에 진정한 의미의 ‘골로 족’으로 사는 이들이 욜로족만큼 많아지고 있다. 단순히 바라보면 ‘욜로 족’이 막 쓰자는 의미로 소비경향이 심하다면, ‘골로 족’은 미래에 꼭 하고 싶은 일을 위해 현재의 소비를 줄이고 저축하는 미래지향적인 라이프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코미디언 김생민은 어찌하다보니 골로족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이야기가 새로운 자산이 되고 있다. 김생민은 개그맨 임에도 인기가 없어서 그런지 본연의 일은 하지 못한 채, 근 20년 동안 각종 프로에서 타인을 빛내주는 조연 역할을 하는 동안 그의 성실성과 더불어 연예인이라는 허세 대신에 몸에 베인 근검절약이 <김생민의 영수증>이라는 프로그램을 독립시켰고, ‘돈 아껴라’는 그의 잔소리가 많은 골로 족들에겐 비난 대신에 ‘통장 요정’이라 부를 정도로 재테크 비법의 신 개념 강사가 되어버렸다. ‘어차피 큰 돈 못 버는데 맘껏 쓰자!’라고 부추기는 욜로족들의 시류 앞에서 선지자처럼 등장한 그로 인해 진정한 삶의 여유와 행복을 위해 인내와 절제의 가치를 욜로 족들에게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지금 즐기고 체험하고 사랑한다는 욜로 라이프도 분명 이유 있는 삶의 방식의 하나다. 하지만 경쟁과 미래를 위한 준비는 아예 포기한 채 현재적 만족을 위해선 무엇이든 소비할 각오를 갖고 경주하는 그들이 과연 더 현명한 선택이었을까. 한 번뿐인 인생이기에 순간을 누리기 위한 소비 지향적 삶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한 번뿐인 인생이기에 현재 이 순간 더 충실한 삶의 태도야 말로 진정한 현실을 즐기고 내일을 향해 도전하는 삶으로의 가장 현실적 대안이 아닐까. <미래중독자>책을 보면 ‘내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오늘에 만족하는 존재는 짐승이거나 해탈한 부처‘라고 단정 지었다. 나만의 인생을 찾고자 오늘에만 초점을 맞춰 엔조이 한다 해도, 어찌 인간이 본능적으로 와 닿는 내일을 외면한 채 오늘이 행복할 수 있단 말인가. 진정한 인간이라면 비록 내일에 붙잡혀 아니 내일을 준비하느라 현실은 고달프고 불안할지라도 끊임없이 이상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삶의 태도는 <데미안>에 나왔던 ‘아브락사스’처럼 현실이라는 알을 깨며 수없이 긍정적 가치 판단 속에 내일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2017년 9월 21일 강릉에서 피러한(한억만)보냅니다. 사진허락작가:하누리님, 우기자님, 이요셉님, so good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