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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빵 덩어리

Margaret K 2011. 3. 10. 08:12

 

 
달과 빵 덩어리
독일의 시인 하이네가 친구들과 함께 사냥을 즐기던 중 숲 속에서 길을 잃었다. 얼마나 깊이 들어왔는지 사흘이 지나도록 사람의 그림자라곤 찾아볼 수 없었고 아무것도 먹지 못해 탈진 상태에 이르렀다. 밤이면 사나운 짐승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높은 나무 위라면 짐승이 날 해칠 수 없을 거야.’ 이렇게 생각한 하이네는 나무 위로 힘겹게 올랐다. 어느 정도 올라가자 나뭇잎 사이로 환한 보름달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친 몸을 나뭇가지에 의존한 채 멍하니 달을 바라보았다. 그동안 달에 대한 아름다운 시를 많이 지은 그였다. 하지만 그날만은 달랐다. 허기와 피곤에 지친 그의 눈에 보름달은 커다란 빵 덩어리로만 보였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이튿날, 하이네는 자신을 찾아 나선 친구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숲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훗날 그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나는 항상 달 속에서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봤다. 달이 한낱 빵 덩어리로 보일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보는 것은 그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단지 나의 마음이 보는 것일 뿐이다.”

사흘 동안이나 아무것도 먹지 못한 사람에게 달이 빵 덩어리로 보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처지에 따라 우리는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내 마음이 행복한 만큼, 내 눈도 행복한 세상을 보게 된다.

(‘행복한 동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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