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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고개

Margaret K 2011. 3. 10. 00:45

 

 


***
삼년고개***


‘삼년고개’가 있다. 어디에 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
단지 이 고개에 얽힌 전설만 알려져 있다. 이 고개에서

넘어진 사람은 앞으로 3년밖에 더 살지 못한다는 말이 전해

오고 있었다.

어느날 동네 어르신이 이 고개에서 넘어졌다. 몸을 다친

노인은 아픈 몸도 몸이지만 앞으로 살 날이 3년뿐이라는데

더 마음이 약해졌다. 근심에 싸여있는 어르신에게 꾀가

많다고 소문난 소년이 찾아왔다. 그 소년은 “어르신 무얼

그렇게 걱정하십니까. 그 고개에 가셔서 한번 더 넘어지

십시오”했다. 어르신은 “이놈아, 네가 지금 날 놀리는
거냐”하며 화를 냈다. 그 소년은 능청스레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한번 넘어지면 3년밖에 더 살지 못한다고 했잖습

니까. 그러니 두번 넘어지면 6년을 더 사실 것이고 세번
넘어지면…”


어르신은 소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벌떡 일어나 고개로

달려가 데굴데굴 굴렀다 한다
.
그때 어르신의 귀에 “그래 삼천갑자 동방삭이도 이 고개

에서 그렇게 굴러 오래오래 살았단다”는 말이 들려왔다는
전설이다.

이 얘기를 지금 나이드신 분들은 어릴때 듣고 자랐다
.
세월이 흐르면서 이 전설에 담겨진 가르침을 하나씩

하나씩 찾아내면서 이제와서는 그걸 곱씹게 되었다
.
전설이 가르치고 있는 것은 우선 어떤 일을 당하든

그 일로 인해 마음이 약해져서는 안된다는 교훈일게다
.

사람은 오래 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맨먼저 마음이 약해진다. 절망감이 드는 것

이다. 다음으로 집어낼 수 있는 교훈은 소년의 지혜다.
소년은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지녔기에 그 어른에게

한마디 일러 준 것이다
.

여기서 우리는 어린 사람의 말에서도 깨달을 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려운 일에 마음이 약해져 있으면 기가

죽어 심신이 더욱 더 처질 수밖에 없다. 한 생각되돌리면

역경(逆境)이 순경(順境)으로 바뀌게 되는 예를 우리 주변

에선 흔치 않게 보게 된다. 절망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이라는 말도 있다. 절망을 딛고 일어서는 힘은 멀리서

오는 것도 아니요 자신에게 내재된 것이 어떤 계기로

촉발하는게 아닌가 여겨진다
.

‘삼년고개’이야기를 지어낸 선인들의 예지가 새해들어

새삼 곱씹힌다.

이진두/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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