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움과 깨어 있음이란? 그의 글 중에 ‘밀물과 썰물’이란 짤막한 ‘어른이 읽는 동화’가 있다.
밀물 때는 꽃게 잡는 아저씨들이 좋아하는 반면에 썰물 때에는 아이들과 아낙네들이 갯벌에서 조개, 낙지, 작은 물고기 등을 잡을 수 있기에 좋아한다. 그래서 아이들과 친구가 되고 싶은 밀물은 은근히 썰물을 미워한다. 그 이유는 썰물이 갯벌에 아이들의 놀이터를 제공하여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고민하던 밀물은 썰물의 정체가 알고 싶어진다. 그래서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썰물이 누구인지를 묻는다.
답답해진 밀물이 이번엔 소라와 조개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한참을 째려보더니, 그놈이라면 말도 시키지도 마, 너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그 놈 때문에 우리가 매번 사람들에게 잡혀 먹히지 않겠어. 밀물은 썰물이 어떤 녀석인지는 대충 알았지만, 확실히 알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어, 老松에게 물어본다. 老松님! 老松님! 당신은 연륜과 지혜가 있으니 썰물이 누구 신지 아실 겁니다. 꼭 가르쳐주세요. 썰물이라고! 넌 누군데! 밀물 이예요. 그랬더니 노송은 바닷가가 떠나가라는 듯이 웃어대다, 웃음을 멈추며, 밀물에게 꿀밤을 한 대 주면서 야! 임 마! 뉘 놈이 바로 그 놈이지 뭐야! 너와 썰물은 하나란다. 그러니 이젠 싸우지 말고 잘 지내라. 고맙습니다. 老松님하고 자기 집으로 뛰어가는 밀물이 귀여워만 보인다. 그리고 밀물은 썰물에게 미운 감정을 가졌던 것을 사과하고 더 아름다운 바다를 이루자고 약속한다.
사람이 지혜를 가지고 깨어 있으면, 그 안엔 삼라만상의 보화와 바꿔도 남는 영원한 생명, 즉 하느님이 계신 것이다.
마태복음은 “속없는 껍질의 무지를 질책하면서, 그 날이 언제 올지 모르니 지혜롭게 깨어 있기를 우리 마음 안에 새겨 놓았다.” 항구한 믿음으로 그 분을 맞이함이 지혜요 깨어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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