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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 담긴 말, '미안해요'.

Margaret K 2007. 10. 22. 05:28
 


 

 

 마법이 담긴 말, '미안해요'.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속담은 어려움을 겪고 나야사람들간의 관계가 더욱 탄탄해진다는 말이다.

그 말은 갈등이 제대로 해결된 경우에만 맞다.

갈등을 해결하려면 누군가가 먼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 아무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둘 사이에 골이 패기 시작한다. 그럴 경우, 앞의 속담은 '비온 뒤엔 골이더 패어진다'로 바뀐다.

 

이발사 김모 씨는 자신의 예금통장에서 2천만원을 몰래 인출해 처남에게 빌려준 아내와 말다툼 끝에 아내를 살해한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경찰에서 "사과를 하기는 커녕오히려 대드는 바람에 화가 나서 일을 저질렀다." 고 말했다.

 

전투경찰 임모 일경은 육군병원에 입원 중인 동창 이모 상병을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고교시절 이 상병에게 자주 구타를 당했으며 그로 인해 대학 진학도 실패한 것이 억울해일곱 번이나 찾아가 사과를 요구했으나 사과를 거부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 두 사건 모두 잘못한 쪽에서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다. 정도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이와비슷한 사건들이 우리 주변에 비일비재하다.

잘못하고도 사과할 줄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정말 화가 난다.

그러나 상대방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해오면 금방 화가 풀린다.

 

"미안하다"는 말은 마법과 같은 힘을 발휘하며 그 말은 세 가지 메세지를 동시에 전달한다. '제 탓입니다.'

'당신을 존중합니다.' '우리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반대로 잘못을 저지르고도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은 상대방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달한다. '문제는 당신에게 있다.' '나는 당신을 존중하지 않는다.' '당신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언젠가 쇼핑을 위해 차를 운전하고 갈 때였다. 비가 오는 데다날도 어두워져 뒤에서 오는 버스를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차선을 바꿨다. 경적을 울려대며 내 차 앞에 급정거를 한 버스에서 기사가 뛰어내려와 내 차를 가로막았다. 30대 초반으로보이는 젊은 기사는 눈을 부릅뜨고 삿대질을 하며 내게 상소리를 해댔다.

 

나는 무조건 내가 잘못했음을 인정하고 머리 숙여 사과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확인을 못했습니다."그러자 "에이......"하는 한 마디를 내뱉은 그 기사의 얼굴은 물먹은종이처럼 스르르 풀어졌다. 그러고는 그의 차로 돌아갔다.

그 때 만약 내가 사과에 앞서 변명을 하거나 그 운전자가 했던상소리를 꼬투리 잡아 맞고함을 쳤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뭔가 끔찍한 봉변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사소한 운전시비가 끔찍한 사고로 번진 기사를 접하다 보면 지금 생각해도 아찔 순간이다.

 

고의가 아니더라도 잘못이 있다면 사과부터 먼저 하자.

진심으로 뉘우치는 사람에게 막무가내로 계속 화를 낼 수는 없다.

 

-이민규 저[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중에서-